제1~7 시집 수록 시편 356

[시] 침묵하는 바람 4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4 / 김주완 갈대밭이 조용하다 서걱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외롭지 않은가 보다 서럽지도 않은가 보다 새는 아예 둥지를 틀지 않았을까 물오리는 잠이 들었을까 적막한 정적이 머물러 있다 마른 대궁 사이에 누가 숨어 있는가 죽은 듯이 엎드려 있는 바람은 외로움에 겨워 혼절..

[시] 일식하던 날 4 / 김주완 [2008.02.01.]

[시] 일식日蝕하던 날 4 / 김주완 남자가 입을 닫았다 깜깜한 침묵 속에 세상이 갇혔다 지렁이가 더듬거린다 사마귀가 느리게 버둥댄다 진화하는 원숭이의 성감대가 오슬오슬 돋아난다 파도가 된 바다가 거북이처럼 산을 기어오른다 뜨나 감으나 매양 한 가지인 눈目들을 뜨고 바위와 강이 부딪치며 ..

[시] 겨울 일몰 7 / 김주완 [2008.01.11.]

[시] [제6시집] [2016.09.24. 영양문학 기고] 겨울 일몰 7 / 김주완 어른거지 아이거지 남자거지 여자거지 떼거리 지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황량한 사방, 겨울 해가 떨어지면 마른 가시나무 울타리 곁 빈 밭에 자리를 잡았다 거적때기 깔고 덮으며 밤을 지낼 준비를 하였다..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화르르 타오르며 꺼져가는 저 불길 아름답다 차갑고 깜깜한 어둠 밀물처럼 몰아오기 때문이다 까맣게 지상의 모든 것 하나같이 감싸 안기에 부끄럽고 더럽고 사악한 것들 남루한 기억들 모두 다 묻어 버리기에 꽁꽁 얼려 꼼짝 못하게 가두어 버리기에 저 어둠, 저리 아름답고..

[시] 겨울강 5 / 김주완 [2007.12.14.]

[시] <2009 경북문협 송년시화전 출품> 겨울강 5 / 김주완 꽝꽝 얼어붙은 저 강 건넌 적이 있다 머리 귀 얼굴 모두 무명목도리로 둘둘 감고 모래 뿌려 내놓은 길을 따라 까치걸음으로 건너던 유년, 푸른 얼음장 아래로 뭉글대던 물방울이 자꾸 어지러웠다, 무서웠다 멀리서부터 천천히 울렁거리던 얼..

[시] 겨울강 2 / 김주완 [2007.12.14.]

[시] <상주문협 2010 제60회 낙강시제 시선집 수록> [제6시집] 겨울강 2 / 김주완 그녀의 몸은 끝내 열리지 않았다 꽁꽁 얼어붙은 문 두드려도 두드려도 열리지 않았다 깨어지지 않는 두터운 얼음장이 되어 세상과는 결연히 단절되어 있었다 단호한 조개껍질 보다 더욱 딱딱하고 완강한 ..

[시] 눈 오는 밤 6 / 김주완 [2007.11.30.]

[시] <대구시인협회 (2008 연간작품집)『대구의 시』수록> [제6시집] 눈 오는 밤 6 / 김주완 어느 별에서 오는 것인가 어둠 속으로 황홀하게 다가오는 저 무수한 신호 사월 사근사근한 밤하늘에서 가슴 설레게 쏟아지는 벚꽃 같다 오래 전에 떠난 여인 얼어붙은 들판 끝에서 기척도 없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