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영상시] 찔레꽃 2 찔레꽃 2 초와 / 김주완 도로 옆으로 우뚝 솟은 못둑길 지나 양계장으로 오르는 황토 산길에는 자욱이 내려앉은 찔레꽃 덤불 있었다, 마른버짐 덮어쓴 어린 연화누나 홑치마는 찔레꽃 냄새 흩뿌리며 펄럭였다, 역한 노린내가 진동하는 양계장에선 날마다 계란이 소쿠리째 나왔지만 남김없이 매상장으..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5.03
[스크랩] [영상시] 모래톱 3 모래톱 3 초와 / 김주완 동백기름 자르르 바른 어머니 쪽 찐 머리채 가르마를 타던 반달 같은 얼레빗이 둥글게 누워 있다, 녹색 치맛자락 기다랗게 펼쳐 놓은 낙동강가 모래톱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16
[스크랩] [영상시] 모래톱 2 모래톱 2 초와 / 김주완 바람의 손톱을 보았는가 길게 드러누운 겨울강의 허연 몸뚱이에 왕모래를 뿌려대는 저 삭막한 살풀이 의식, 한바탕 돌개바람이 손톱 세워 할퀴고 간 뒤 남은 모래톱의 상처 또는 딱지 같은 물결무늬들 곡절 많은 여인의 켜켜이 쌓인 슬픔 같은 모래톱 바람의 손톱자국을 보았는..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15
[스크랩] [영상시] 봄비 5 봄비 5 초와 / 김주완 투명한 봄비 속에는 색색의 물감 들어있는가 봄비는 정화수보다 더 맑은 맹물로 내려와 연둣빛 숲에 청록색 물감 풀어 놓는다 정구지 밭은 정구지 순이 짙어지고 개나리 밭은 개나리 꽃빛 진해지니 일순에 선연한 색깔들, 색깔의 주재자는 잎과 꽃이 아니라 몸태도 조신한 봄비인..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11
[스크랩] [영상시] 봄비 4 봄비 4 초와 / 김주완 봄비처럼 젖은 음성의 여인은 무섭다, 통째로 휘감아오는 푸른 눈길이 무섭다 헤어나지 못하더라도 빠지고 싶은 시퍼런 몸속의 소용돌이 어깨에 빗걸친 우산을 바람개비처럼 돌리던 남자 한적한 들판으로 못내 불러내는 청보리밭은 무섭다, 봄비 오는 날 나무도 풀도 나붓나붓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08
[스크랩] [영상시] 봄비 3 봄비 3 초와 / 김주완 무릇 생명의 시작에는 비나리가 있거니 연초록 잎들 저리 돋아나는 일에는 세상이 모두 나서 힘을 보태야 하느니 눈물겨운 순 하나 틔우고 가슴 저린 잎 하나 키우기 위해서는 쓰다듬듯 조심 조심 저 봄비 저런 걸음으로 와야 하느니 깊은 봄, 비오는 날에는 내가 보탤 일을 찾아..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08
[스크랩] [영상시] 봄비 2 ∇아래 소스를 드래그복사해서 게시판에 HTML로 붙혀넣으세요 봄비 2 초와 / 김주완 머물고 싶은데 자꾸 가라 하네요 꽃받침 움켜쥐고 바르르 떠는 꽃잎 물기 먹은 몸이 무척 무거워지네요 저리 얌전하고 조용한 봄비 줄기 속에 매정하고 단호한 칼날 숨겨져 있었네요 어쩌지 못하고 떠나야 하나요 나는..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06
[스크랩] [영상시] 봄비 1 봄비 1 초와 / 김주완 봄비는 기척도 없이 혼자서 온다 속살 얇은 벚꽃잎 쓰다듬으려 쓰다듬다가 도르르 굴러 떨어지려고, 산지사방 흩날리는 라일락 향기를 낮게 쓸어 모아 흘려보내려 흐르고 흘러 시궁창까지 스며들게 하려고, 오다가 힘 빠지면 쉴 연보라 등꽃 주저리에 거처 정하려고 바람을 떼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06
[스크랩] 씨앗 2 씨앗 2 초와 / 김주완 외할머니는 꽃씨 주머니가 있었다. 무명천으로 만든 중지 세 마디 길이의 깜찍한 주머니를 몇 개, 겨우내 시렁 끝에 매달아 두었다. 주름마다 하얀 먼지가 앉은 그 주머니를 열고 봄이면 우물가에 꽃씨를 심었다. 싹이 나고 자라올라 여름에서 가을까지 꽃들은 다투어 피었다. 과..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05
[스크랩] 씨앗 1 씨앗 1 초와 / 김주완 뿌린 대로 거둔다 오늘 무심코 던진 눈짓 하나 말 한 마디 내딛는 한 걸음이 모두 씨앗이다 내일은 살이 되고 칼이 되어 돌아온다 경외하라 삼가고 조심하라 진중하라 뿌린 대로 거둔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