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2008.01.11.]

김주완 2008. 1. 11. 14:00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화르르 타오르며 꺼져가는 저 불길

아름답다

차갑고 깜깜한 어둠

밀물처럼 몰아오기 때문이다

까맣게

지상의 모든 것 하나같이 감싸 안기에

부끄럽고 더럽고 사악한 것들

남루한 기억들 모두 다 묻어 버리기에

꽁꽁 얼려 꼼짝 못하게 가두어 버리기에

저 어둠, 저리 아름답고 몽롱하다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