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남새밭에서 1 / 김주완 [2008.07.11.] [시] 남새밭에서 1 / 김주완 볕에 살이 있다 남새밭으로 쏟아지는 사금파리처럼 날카롭고 따가운 볕살 상추도 쑥갓도 살을 맞아 몸을 비틀면서 자란다 온몸에 살이 꽂힌 오이는 전신을 배배 꼬면서 길어진다 초여름 점심 풋고추를 따러 나간 아낙의 등에도 한가득 내리꽂히는 뙤약볕의 화..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7.11
[시] 달맞이꽃 3 / 김주완 [2008.06.27.] [시] 달맞이꽃 3 / 김주완 중천中天에 달 뜨면 몸집 불려 달뜬 달맞이꽃 불쑥 들어선다 허연 달의 몸 속 깊숙이 빠져 놀란 밤새 한 마리 저만치 저 혼자 푸덕거린다 <2008.06.27.>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6.27
[시] 달맞이꽃 1 / 김주완 [2008.06.27.] [시] 달맞이꽃 1 / 김주완 시든 채 긴 낮 죽은 듯이 보내도 달 뜨면 맞을 수 있어 좋겠다 어둠 아래 노랗게 수줍은 몸 한껏 열 수 있어서 좋겠다 깊은 밤, 달맞이꽃 꽃잎 속에 달덩이 품어 안고 숨찬 허리 자꾸 구부러진다 <2008.06.27.>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6.27
[시] 풀잎 1 / 김주완 [2008.06.13.] [시] 풀잎 1 / 김주완 아침마다 내가 싱싱해지는 것은 밤새 누가 다녀가기 때문이다 어둠 속으로 은밀히 와서 말없이 머물다 가는 조용한 사람 맑은 눈물 소복이 남기기 때문이다 그 눈물 자륵자륵 내 핏줄로 흐르고 남아 맺힌 낙루落淚 몇 방울 반짝이기 때문이다 <2008.06.13.>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6.13
[시] 아카시아꽃 1 / 김주완 [2008.05.09.] [시] 아카시아꽃 1 / 김주완 아카시아 나무껍질은 할머니 손등 같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멀건 언덕에서 땅 밑으로 질기게 뿌리 벋으며 모진 생명, 바람 앞에 마주 서는 강단剛斷, 홈실할매는 나이 스물다섯에 홀로 되었다 무오년戊午年을 휩쓴 스페인 독감으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하루 사..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8.05.09
[시] 봄비 1 / 김주완 [2008.04.18.] [시] 봄비 1 / 김주완 봄비는 기척도 없이 혼자서 온다 속살 얇은 벚꽃잎 쓰다듬으려 쓰다듬다가 도르르 굴러 떨어지려고 산지사방 흩날리는 라일락 향기를 낮게 쓸어 모아 흘려보내려 흐르고 흘러 시궁창까지 스며들게 하려고 오다가 힘 빠지면 쉴 연보라 등꽃 주저리에 거처 정하려고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4.18
[시] 개나리 3 / 김주완 [2008.04.11.] [시] 개나리 3 / 김주완 개나리 덤불 들치면 된장냄새 구수히 날 것 같다, 몸속에 품어 키우는 가시가 스멀스멀 기어 나올 것 같다, 이엉지붕 아래선 살찐 굼벵이도 구물구물 뒤척이고 있을 것이다, 토종이란 토종들은 모두 다 그 안에 있는 것 같다 싸하니 싸리울타리를 빠져나가 동네 골..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4.11
[시] 꽃샘추위 1 / 김주완 [2008.03.21.] [시] 꽃샘추위 1 / 김주완 그래 그래 너 돌아왔구나 이 환장할 봄날 치맛자락 들썩이며 울긋불긋 꽃순 쏟아내는 네 여편네 화냥기 싹둑 잘라내려고 벼린 단검 품에 품고 형형한 눈 번뜩이며 너 돌아왔구나 그래 그래 <2008.03.21.>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3.21
[시] 돌밭 가는 길 5 / 김주완 [2008.03.14.] [시] 돌밭 가는 길 5 / 김주완 미끄러져도 밤마다 기어올랐다, 어둠 속에서 생손톱이 빠져나가고 몇 날 며칠 피가 흘렀다, 까마득한 침묵 속의 무심한 돌밭, 속의 여자 <2008.03.14.>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3.14
[시] 돌밭 가는 길 3 / 김주완 [2008.03.14.] [시] 돌밭 가는 길 3 / 김주완 흙먼지 날리며 타박타박 오르던 언덕길을 다시 간다, 지금은 포장된 도로 옆으로 찔레넝쿨이 없어졌다, 싸하니 코를 뚫고 가슴으로 파고들던 찔레꽃 향기도 없어졌고, 낙동강을 도하한 인민군의 해골이 숨어 있던 도랑의 풀숲도 없어졌다, 이 길 오르면 아홉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8.03.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