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빨래 2 / 김주완
깜깜한 밤 검은 강에서 검은 빨래를 하였네
눈대중이 아니라 손어림으로 하였네
얼룩져 부끄러운 속옷 같은 날들
헝클어진 세월을 푹 푹 삶아 빨았네
마음 하나 내보내려 빠는 것인데
차마 깊은 때 몇 점은 남겨지고 말았네
물살에 생生을 담그고 물결 따라 흔들리면 되는 것인데
아무도 용서할 사람이 없어
나는 마침내 나의 구원을 포기하였네,
깡그리 어제를 뭉개버려도
깊은 때 몇 점은 끝까지 저절로 남아 있었네
<200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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