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다방 / 김주완 [제1시집『구름꽃』(1986)] 지하다방 / 김주완 늘 그렇듯이 계단을 내려가며 우리가 찾는 것은 안락이다, 늘 그랬듯이 밤의 가파른 길목에서 한 걸음 늦게 도착하는 곳은 생소한 늪이다, 안타까운 수렁이다, 인공의 자연 속에서 개나리가 휘어지고 벚꽃 같은 게 잔 불빛으로 반짝이고 하얀 칠을 한 인공..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2011.03.01
[시] 봄강 1 / 김주완 [2011.02.25.] [시] 봄강 1 / 김주완 봄을 맞은 강심에서 배를 멈춘 사내는 뱃전에 앉은 가마우지를 차례차례 물속에 투하했다, 놈들은 모선을 따라 앞다투어 헤엄쳤다, 사내가 긴 장대로 놈들을 흩어놓자 가마우지 군단은 일제히 물살에 내리꽂히며 잠수했다, 잠시 후 저만큼 앞에서 물을 박차고 솟아나..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2.25
[시] 감전 1 / 김주완 [2011.01.21.] [시] [제6시집] 감전 1 / 김주완 강추위가 몰아치는 겨울날 외출에서 돌아와 목을 칭칭 감았던 머플러를 풀다보면 끝자락이 너울너울 춤을 추며 공중에 머무는 수가 있다. 외투와 머플러 사이, 캐시미어와 캐시미어 사이에서 일어나는 감전이다. 가까워지지도 멀어지지도 않으면서 인력과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2011.01.21
[시] 씨앗 2 / 김주완 [2011.01.14.] [시] [제6시집] 씨앗 2 / 김주완 외할머니는 꽃씨 주머니가 있었다. 무명천으로 만든 중지 세 마디 길이의 깜찍한 주머니를 몇 개, 겨우내 시렁 끝에 매달아 두었다. 주름마다 하얀 먼지가 앉은 그 주머니를 열고 봄이면 우물가에 꽃씨를 심었다. 싹이 나고 자라올라 여름에서 가을까지 꽃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2011.01.14
[시] 눈총 1 / 김주완 [2011.01.07.] [시] 눈총 1 / 김주완 주면 주는 대로 받아야지요 쏘면 쏘는 대로 맞아야지요 키 높은 옥수수 밭 속으로 숨어들던 도화살 청상의 신세 <2011.01.07.>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1.07
[시] 땅으로 기다 1 / 김주완 [2010.12.24.] [2011.10.31. 『시와 수필』16호 기고] [시] 땅으로 기다 1 / 김주완 땅강아지는 땅 속에서 산다 넓적한 앞다리로 땅을 파서 흙집을 만들고 눅눅한 곳에서 잠을 잔다 부화한 애벌레는 알껍질을 아작아작 씹어먹으면서 겨울을 난다 눈이 부셔 낮에는 활동하지 않는다 해가 지면 흙집에서 기어나..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0.12.24
[시] 다래끼 1 / 김주완 [2010.12.10.] [시] 다래끼 1 / 김주완 먼 길 떠나는 사람 고운 모습 잊지 않으려고 눈 속에 꼭꼭 담았다 눈물에 짓이기며 눌러 담았다 신열이 올랐는가 빨갛게 부풀어 오른 석류꽃 하나, 며칠을 욱신거린다 그리움 한 다래끼 짓무른 마음의 피고름 한 다래끼 <2010.12.10.>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0.1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