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 석양 5 / 김주완 [2011.10.04] [시] 가을 석양 5 / 김주완 붉은 물봉숭아꽃 같이 서럽게 고와서 잠깐이다 마지막 사랑은 그리 짧은 것을 이제, 겨울은 길 것이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10.06
[시] 가을 석양 4 / 김주완 [2011.10.04] [시] 가을 석양 4 / 김주완 봄과 여름을 지나온 우리는 강으로 내려가 모래사장을 걸었다, 꽃분홍 낭자한 서녘 하늘 한 조각 잘라내어 팔랑팔랑 흔들면서 웃었다, 각자의 집을 향해 돌아올 때쯤 차곡차곡 접어 속주머니 깊이 넣어서 왔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10.06
[시] 가을밤에 찍는 느낌표 1 / 김주완 [2011.09.27.] [시] 가을밤에 찍는 느낌표 1 / 김주완 가지고 싶은 단풍잎이 꽃뱀처럼 어둠 속을 빠져나가고 검은 숲에서 담배 한 개비 불을 붙였다 검지와 중지 사이 빨갛게 불꽃으로 타들어가는 느낌표 하나, 반짝 숲의 어두운 몸에 구멍이 뚫린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9.27
[시] 대못 6 / 김주완 [2011.09.20.] [시] 대못 6 / 김주완 농익은 봄날 마른하늘에 번개 친다 하얗게 달구어진 무쇠, 대못 하나 방울뱀의 꼬리처럼 허공을 파고든다 칙칙 하얀 김을 뿜어 올리며 시커먼 증기기관차가 땅바닥을 핥으며 기어간다 우두둑, 순간에 찢어지던 유록빛 천지 뒷집 사내와 야반도주한 달래 년, 영영 돌..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9.22
[시] 대못 2 / 김주완 [2011.09.20.] [시] 대못 2 / 김주완 내 생살 뚫고 들어올 땐 아팠습니다 빗물이 한사코 유리창에 붙어 미끄러져 내리는 밤 못을 타고 흐르던 피가 금세 굳었지요 갈비뼈 사이를 파고드는 화살이었을까요 그날, 대못도 상처를 입었나 봅니다 살 속에 박힌 채로 녹이 슬어 내 피를 빨아먹던 흡충, 더운 피..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9.22
[시] 선잠 1 / 김주완 [2011.07.19.] [시] 선잠 1 / 김주완 선잠 깨면 세상이 하얗게 낯설었다 나 혼자 외톨이가 된 것 같았다 막무가내로 울었다 달래고 달래도 그쳐지지 않던 울음, 울다가 죽도록 맞았다 까마득한 어린 시절, 딱 한 번 여름 한낮에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7.19
[시] 꿈꾸는 화병 2 / 김주완 [2011.06.28.] <2011.11. 언령 6집 발표> [시] 꿈꾸는 화병 2 / 김주완 내 다리 내놔라, 내 다리 내놔라 노랑 저고리의 젊은 아낙네 머리 산발하고 저만큼 쫓아오는데 오금은 얼어붙고 간만 졸이던 악몽 속의 막다른 골목 나는 왜 수선화를 들였을까 그냥 그대로 빈 호수로 있을 것을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6.29
[시] 개망초 4 / 김주완 [2011.06.21.] [시] 개망초 4 / 김주완 반촌에 망초꽃 피고 민촌에 개망초꽃 핀다 때깔 좋고 키 큰 망초꽃 저기서 필 때 파리하고 키 낮은 개망초꽃 여기서 핀다 성 밖, 산이나 들로 백성들은 언제나 밀려나곤 했다 살림살이가 곤해도 여기저기, 옹기종기 모여서 부황 든 얼굴에 창백한 미소 짓고 있었다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6.21
[시] 속 2 / 김주완 [2011.06.07.] [시] <월간『한국시』2011.11월호(통권 271호) 46쪽. 발표> 속 2 / 김주완 속에 불났다 네가 남기고 간 다홍빛 미소 한 잎이 불꽃 일구었다 나는 활활 타는데 죽을지도 모르는데 네가 물이다 천 리 밖에 있는 네가 물이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6.07
[시] 속 1 / 김주완 [2011.06.07.] [시] 속 1 / 김주완 눈이 부셔서 눈이 부셔서 속 보이고 말았습니다, 아찔한 현기증으로 나팔꽃잎 벌어지는 여름날 아침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