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시] 대못 2 / 김주완 [2011.09.20.]

김주완 2011. 9. 22. 23:31


[시]


     대못 2 / 김주완


내 생살 뚫고 들어올 땐 아팠습니다

빗물이 한사코 유리창에 붙어 미끄러져 내리는 밤

못을 타고 흐르던 피가 금세 굳었지요

갈비뼈 사이를 파고드는 화살이었을까요

그날, 대못도 상처를 입었나 봅니다

살 속에 박힌 채로 녹이 슬어 내 피를 빨아먹던 흡충,

더운 피가 대못 속으로 드나들면서

어느새 우리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빼내지 못하는 아픔으로

미련스런 기억으로 함께 기생하며 살았습니다.

둘은 손잡고 하나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