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는 모른다 / 김주완 [2012.02.28.] [시] 나는 모른다 / 김주완 연이 떠간다, 끈 떨어진 연이 너울너울 공중에 떠간다, 나는 모른다, 너는 거기 남고 나는 이리 떠도는데 남남인 우리를 나는 모른다, 어디로 가는지 나는 모른다, 어떻게 갈지도 나는 모른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2.28
[시] 웃음과 사랑 사이에 끈이 있다 / 김주완 [2012.02.28.] [시] 웃음과 사랑 사이에 끈이 있다 / 김주완 바위채송화가 웃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없다 바위채송화가 버림받는 것, 사랑받지 않는 것을 본 적이 없다 산속 바위틈에 절로 피는 웃음과 사랑 사이에 끈이 있다 보이지 않지만 끊어지지 않는 끈이 있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2.28
[시] 딱지 / 김주완 [2012.02.14.] [시] 딱지 / 김주완 한 생을 살고 나면 누구든 모과나무가 됩니다 파이고 찢기고 부러진 곳에 딱지 앉고 문둥이 손처럼 뭉텅뭉텅 옹두리가 남아 속 깊이 험한 바람을 재우고 천둥 치고 비 오던 밤을 가두며 고단한 열매를 툭툭 떨어뜨리는 모과나무 단단한 침묵이 됩니다 누구든 한 생을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2.17
[시] 눈길 7 / 김주완 [2012.01.31.] [2012.11.20. 『언령』 7집 발표] [시] 눈길 7 / 김주완 겨울 가운데서 큰 일 하나 일어난 것인가 산과 들이 온통 소복으로 갈아입었다 햇살 받아 조금씩 반짝이는 슬픔의 빛깔이 옥색이다 검은 옷을 입은 새들이 걸어간다 하얀 천지에 하얀 길을 내면서 간다 분주한 걸음들이 음각의 낙관으로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1.31
[시] 눈길 5 / 김주완 [2012.01.31.] [2012.11.20. 『언령』 7집 발표] [시] 눈길 5 / 김주완 누구든 그런 때가 있었다 뽀득뽀득 그 길 밟으며 처음으로 당신 오시기를 기다려 묵은 겉옷 벗고 소리 없이 내놓던 순백의 눈길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1.31
[시] 눈길 3 / 김주완 [2012.01.31.] [2012.11.20. 『언령』 7집 발표] [시] 눈길 3 / 김주완 일찍 핀 꽃이 먼저 시든다 먼저 당도한 새는 제철을 보내고 이미 떠났다 내가 처음으로 보낸 눈길 미처 회수하기도 전에 스러져 버렸다 꽃 필 때가 좋았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1.31
[시] 눈길 1 / 김주완 [2012.01.31.] [2012.11.20. 『언령』 7집 발표] [시] 눈길 1 / 김주완 눈 가는 길 따라 마음이 간다 하얗게 서리 내린 늦가을 아침 긴 꽃대 위에 노란 대국 한 송이 피었다 밤새 누가 와서 뜨거운 눈길 한 번 주고 간 게 분명하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2.01.31
[시] 불빛 / 김주완 [2011.12.20.] [시] 불빛 / 김주완 너에게로 간다 어둠 속에서 깜박이는 네가 있어 어디선가 두고 온 먼 슬픔이 있어 밤을 새워 나는 너에게로 간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12.20
[시] 여치 소리 1 / 김주완 [2011.10.11.] [시] 여치 소리 1 / 김주완 저 소리 책갈피에 끼워 여우고개 달려 내리는 어린 소녀에게 부쳐야겠다 찌르르, 찌르르 등에 멘 책가방에 담겨 물결처럼 찰방거리며 푸른 물이 들면 여름밤 멱 감으러 나가는 낙동강 은모래에 와르르 달빛처럼 부려놓게 조금 남은 떨림은 찌르르, 찌르르 솟아..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10.12
[시] 가을 석양 6 / 김주완 [2011.10.04] [시] 가을 석양 6 / 김주완 거둘 것이 없어 나를 태운다, 약한 불에 타닥타닥 볶아 태운다, 동백나무 숲을 떠나온 동박새 한 마리, 써늘한 가을 저녁, 뾰족한 부리로 서녘 하늘을 찢으며 날아간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11.1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