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머물지도 않으면서 남기고 간다 / 김주완 [1997.10.02.] [시] 머물지도 않으면서 남기고 간다 김주완 1 머물지도 않으면서 남기고 간다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그대 지나간 자리의 여진 남모르게 숨은 떨림이 내 정신의 가지 끝에 자욱히 사라지지 않고 여지껏 있다 나는 지금 이동할 수 없어 서러운 붙박이 묵은 나무이다 그대 돌아가는 길 멀리 황금 네거리..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8.03
[시] 바람의 투신 / 김주완 [1996.11.15.] [시] 『자연시』동인지 제9집(1996.11.15) 발표 바람의 투신 김주완 대밭에서 겨울바람 일면 칼바람 소리가 난다. 댓잎이 바람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바람이 댓잎에 몸을 던져 스스로 부서지는 육신의 소리 붉게 솟는 꿈들을 잡아가둔 대밭은 아득한 어둠의 성벽으로 있고 싸늘한 웃음을 흘리는 댓잎은 삼..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6.03
[시] 개와 함께 언덕을 내려가다 머뭇거리는 / 김주완 [1996.11.15.] [시] 『자연시』동인지 제9집(1996.11.15) 발표 개와 함께 언덕을 내려가다 머뭇거리는 -- 김관식의 사진작품 「4328년 겨울」 김주완 겨울바람이 만든 모래언덕을 넘어 빈 벌판을 내려가고 있다. 등허리와 다리근육이 발달한 개 한 마리를 끌고 벼랑 끝 관목림 숲에 닿은 긴 그림자에 끌려 달밤의 분화구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6.02
[시] 나는 늘 선에 홀렸다 / 김주완 [1996.11.15.] [시] 『자연시』동인지 제9집(1996.11.15) 발표 나는 늘 선에 홀렸다 -- 김관식의 사진작품 「4328년 겨울」 김주완 나는 늘 선에 홀렸다. 아니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살아 흐르는 선의 율동에 혼이 빠지도록 끌려 다녔다. 어쩌면 나는 정직했던 것 같다. 움직이는 것에 따라 움직이고 흐르는 것에 따라 흐..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6.01
[시] 시의 건축학 / 김주완 [1996.08.27.] [시] 『자연시』동인지 제9집(1996.11.15) 발표 시의 건축학 -- 시의 건축학은 파괴와 탈출로부터 시작된다 -- 김주완 <하염없이 바라다 보기> 하염없이 바라다 보아야 한다. 흩어진 관심의 조각들을 주워 모아 번잡한 일상으로부터 시의 세계로 돌아오기 위하여 쓰여지기를 기다리는 아마추어가 아니..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5.30
[시] 사막-삶-삭막 / 김주완 [1996.08.31.] [시] 『죽순』1996년호 발표 사막-삶-삭막 김주완 부서질대로 부서져 더 부서질 것이 없었다. 메마를대로 메말라 더 마를 것이 없었다. 잠시라도 흠뻑 내리는 빗줄기가 그리웠다. 깊이깊이 젖고 싶었다. 그러나 모처럼, 돌아서 가는 우기라도 다가오면 아픈 부딪침과 그 뒤의 삭막함이 무서워 도망쳤다.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5.01
[시] 꽃에 대한 논쟁 / 김주완 [1996.04.22.] [시] 『시와 산문』1996-11월호 발표 꽃에 대한 논쟁 김주완 들국화 꽃을 따겠다고 했을 때 논쟁은 시작되었다. 재래의 야생종, 나는 희고 옅은 향기를 떠올렸고 그녀는 노랗고 진한 향기라고 말했다. ‘바로 이거야’라고 가리켜 보이기 위해 산길 양편을 경주하듯 열심히 우리는 살펴 내렸다. 그러나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4.22
[시] 여름 / 김주완[1995.08.01] 『대구문화』 1995-8월호 27쪽 <이 달에 함께 하는 시>란에 발표 여름 / 김주완 재즈 카페 ‘기그’에서 만나자고 했다, 묵은 겉옷을 벋고 나와 이만큼 자란 여름 걸어가는 수목의 끝 잎들의 설레임이 불안하다, 오랜 원근법 속에서 미동하며 뒤척이는 관능을 눌러 눌러 묻는 새 살, 벽오동 넓은 잎을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3.01
[시] 르네상스에 가면 / 김주완 [1994.12.30.] [시] 『시와 반시』1995-여름호 발표 르네상스에 가면 김주완 르네상스에 가면 가수 김시내가 있다. 그녀의 노래를 듣다 보면 어느새 신화의 숲 가운데 서게 된다. 직립한 기둥들의 까마득한 위로 덮힌 지붕이 없다. 멀리 명왕성과 해왕성이 내려와 거기 흔들리는 가지 끝에 걸리고 우리들 마른 육신과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2.01
[시] 견고한 어깨를 깨기로 했다 / 김주완 [1994.12.28.] [시] 『시와 반시』1995-여름호 발표 견고한 어깨를 깨기로 했다 김주완 잊기로 했다, 벗어나기 위해 넘기로 했다, 중년의 휑한 바람이 이는 자유의 먼 벌판으로 나서기 위해 그리움의 벽을 허물기로 했다, 어제는 이미 지나갔지만 그대를 잊지 못하므로 나는 아직 어제 속에 갇혀 있었다, 겨울 산속의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1.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