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가을바람 / 김주완 [2007.09.07.] [시] 대구시인협회(2007 연간작품집) ,『대구의 시』(2007.12.28.), 수록. 가을바람 / 김주완 불붙은 옷 벗기는구나 뻘같이 번들거리는 진물 자르르 번지는 살가죽 덜 마른 딱지들 옷에 붙어 일어나는구나 가을바람이 불현듯 몰고 오는 통증, 여름은 무성한 죄업의 계절이었던거라 서늘바람 부는 9월이 되면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9.07
[시] 만들어지는 남자 / 김주완 [2007.08.31.] [시] 만들어지는 남자 / 김주완 땀복을 입고 헬스장에서 사는 아내 털어도 털어도 떨어지지 않는 군덕살이 너울인 듯 출렁거릴수록 솟구치는 신밀神密한 중년의 허기 미용실에 앉아 패션잡지를 뒤적이는 아내의 눈이 높아지고 있다, 우아하게 부드러운 웨이브에 황금빛 브리지를 넣은 두발 당나귀처..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8.31
[시] 낭화 / 김주완 [2007.08.24.] [시] 낭화浪花 / 김주완 눈 코 멀게 하여 그대 부르는 일, 날 위해서가 아니네 구름처럼 온몸 부풀려 선연한 빛깔 내뿌리는 것은, 멀고 먼 그대 발끝 사뿐사뿐 비껴 밟는 발다듬이 못내 그리운 몸부림이거니 실과實果 내지 못하더라도 가련타 하지 마시라 몸을 던져 부서지는 파도의 물거품처럼, 스스로..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8.24
[시] 우담바라 / 김주완 [2007.08.17.] [시] 우담바라 / 김주완 세상의 가장 작은 꽃들이 도처에 피어나고 있다, 우담바라 3천년 긴 잠 깨어 명주실 같은 꽃대 길게길게 뽑아 올리고 애초롬히 매단 꽃자루들 깨알같이 사방팔방으로 정향定向하느니 처음의 자리로 돌아올 것이라, 아픈 자, 굶주린 자, 억눌린 자들이 치르던 전쟁 풀잠자리 알이..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8.17
[시] 부채 2 / 김주완 [2007.08.10.] 계단문학동인회, 『봄날의 계단에서 그리움에 젖다』, 서울:도서출판 화남, 2011.04.25., 28쪽 수록. [시] 부채 2 / 김주완 날벌레 막느라 전등을 꺼버린 여름밤의 마당은 깜깜하고 적요했다 살평상 가 할머니의 손, 대오리로 엮은 낡은 부채는 여름밤 내내 바람을 일으켰다 설렁설렁 이는 바람은 해변의 파..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8.10
[시] 부채 1 / 김주완 [2007.08.10.] [시] 부채 1 / 김주완 대오리로 결은 할머니 낡은 부채는 여름밤 내내 바람을 일으켰다, 날벌레 멀리 맴도는 깜깜한 마당가 살평상 위로 설렁설렁 이는 바람은 해변의 파도처럼 어린 내 몸을 건너갔다 파도자락 끝으로 파닥이던 몇 마리의 바다고기 은빛 비늘이 하늘로 떠올라 별 사이 별똥별이 되어 흐..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8.10
[시] 파문 2 / 김주완 [2007.04.27.] [시] 파문 2 / 김주완 대중목욕탕, 한산한 탕 속에서 문득 목격했다. 높은 보꾹에 맺힌 수증기 방울이 급전직하, 탕 속으로 투신하는 충격적 사건이다. 뚜욱, 뚝, 물방울은 일정한 시차를 두고 규칙적으로 떨어졌고 수면은 그 때마다 몸을 열고 물방울을 받아 들였다. 충돌의 진통으로 수면은 부르르 몸..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4.27
[시] 파문 1 / 김주완 [2007.04.27.] [시] 파문 1 / 김주완 뚜욱-, 물방울 하나 떨어지자 둥글게 둥글게 수면은 몸을 열었다, 아팠을까. 주춤 물러나며 침입자를 받아들이는 수용, 잠시 휘청거리며 더 멀리 더 크게 그려지는 원, 약간의 현기증이 번져간다. 아무리 부드럽게 받아도 부딪치는 것은 부서진다, 그러나 눈부시게 황홀한 파열의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4.27
[시] 산수유 / 김주완 [2007.03.29.] [시] 산수유 / 김주완 와서 건드려 주기를 기다렸다 겨울 내내, 팔다리만 떨고 있었다 삼월 이른 아침 마침내 강을 건너서 그 남자가 왔다 그의 손은 여전히 부드럽고 뜨거웠다 따닥따닥 불붙은 내 몸에서 자욱한 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한꺼번에, 말도 노래도 되지 못한 작디작은 꽃잎들이 하늘하늘 어..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3.29
[시] 물의 노래 / 김주완 [2007.03.22.] [시] 물의 노래 / 김주완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나는 가네요, 머물러 깃들 곳이 없더라도 때 되면 다시 돌아오기 위하여 지금 나는 나서야만 하네요, 바위처럼 당신은 거기에 있고 남은 마음 또한 거기 있더라도 내 품에 안겨야 할 것들이 있어 아득한 길에 끌려 나는 가네요. <2007.03.22.> 시 · 시 해설/근작시 2007.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