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여름 / 김주완[1995.08.01]

김주완 2001. 3. 1. 15:27

 

『대구문화』 1995-8월호 27쪽 <이 달에 함께 하는 시>란에 발표


      여름 / 김주완


재즈 카페

‘기그’에서 만나자고 했다,

묵은 겉옷을 벋고 나와

이만큼 자란 여름

걸어가는 수목의 끝

잎들의 설레임이 불안하다,

오랜 원근법 속에서

미동하며 뒤척이는 관능을

눌러 눌러 묻는 새 살,

벽오동 넓은 잎을 보면 안다,

상인동 푸른 숲 속

여름새 한 마리 날아오르기를

어제는 종일을 기다렸다,

꿈과 음악의

뿌리는 깊을수록 잔인하다,


          <1995.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