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65

[시] 하지 2 / 김주완 [2012.07.03.]

[시] [제6시집] 하지 2 / 김주완 태양이 가장 높이 떴어 오이 덩굴이 늙은 어미의 주름살처럼 늘어지고 오이는 아래로 길게 맨몸을 키우고 있어 가마솥에선 하지감자가 보삭보삭 하얀 분을 내면서 눋고 있지 옥수수나무 그림자가 왜 이리 짧아졌는지 몰라 어린모가 사름 하여 파랗게 일어..

[시] 나뭇가지 5 / 김주완 [2012.06.26.]

[계간 문학춘추 지령 80호(2012-가을호) 기념 초대작품 게재 2편 중 1편/2012.09.20.발행/43쪽.] [제6시집] [시] 나뭇가지 5 / 김주완 나를 태워 너의 겨울, 한 구석을 덥힐 수 있다면 겨우 남은 몇 장의 마른 잎을 단 채 뼈마디 툭 툭 부러지는 아픔을 견디며 나는 걸어서 아궁이로 갈 것이다 구차한 ..

[시]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비늘 때문이다 / 김주완 [2012.05.29.]

[시] 월간 [한올문학] 2013년 11월호(vol 96) 37쪽 발표 [제6시집]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비늘 때문이다 / 김주완 사랑하는 사람들은 비늘 옷을 입는다 반짝반짝 비늘 옷은 아름답다 손잡고 함께 비늘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 속에 들앉아 밖을 내다보지 않는 눈 감은 눈, 밖에 난리굿판이 벌어..

[시] 옹알이 3 / 김주완 [2012.04.03.]

[시] [제6시집] 옹알이 3 / 김주완 만취한 사내가 남루한 골목길을 가며 흥얼거린다, 노랫가락도 아니고 욕도 아닌, 부서져 떨어지는 광도 낮은 가로등 불빛 같은 옹알이, 신음 소리, 블록 담벼락에 부딪쳐 비틀거리는 그 소리 흘리면서 간다, 쓰레기 봉지에서 머리를 꺼낸 도둑고양이 낮은 ..

[시] 골다공증 / 김주완 [2012.03.27.]

[시] [제6시집] 골다공증 / 김주완 골, 다공증을, 앓는 그, 녀, 부지불식, 간에 방바닥에 주저앉아, 고관, 절 골절, 상을 입었다, 툭, 엿가락 부러트린 단면에 뚫리는 구멍인 듯, 숭숭한 크고 작은 구멍들, 깜깜하다, 불 꺼진 지하철, 역사 같은 어둠, 속에서 벌레들, 기어 나온다, 하얀, 뼛가루..

[시]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 / 김주완 [2012.03.27.]

[시] [2013.12.01. 포항시인협회 발간 <경북시학> 제4집 10쪽 초대시 게재> [제6시집]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 / 김주완 봄비 종일 내리는 강에 물오리 떠간다 두 장의 낙엽처럼 물살을 가르며 비 맞아도 젖지 않고 잘도 헤엄친다 마른 갈대 숲 사이 앞뒤로 나란히 빠져 나가더니 한 마리..

[시] 거부반응 1 / 김주완 [2012.03.13.]

[시] [제6시집] 거부반응 1 / 김주완 데스크톱의 속도가 느려졌다 실행되지 않는 프로그램이 여럿 있다 시스템이 치명적 손상을 입은 것이다 군데군데 바이러스가 침입한 것이 분명하다 내 여자 속에 들어와 있는 여러 남자처럼 정체를 잡지 못하겠다 치료도 삭제도 할 수가 없다 포맷을 ..

[시] 탈피 4 / 김주완 [2011.11.15.]

[시] [제6시집] 탈피 4 / 김주완 수족관의 붉은큰가재가 며칠째 먹이를 먹지 않는다, 구석진 곳에 온몸을 숨기고 삼엄한 집게발만 밖으로 치켜든 채 꼼짝을 않는다, 자는 듯이 탈피를 준비하는 것이다, 나는 자정이 넘도록 유리 너머로 놈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새벽녘에 등껍질이 조금 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