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2013.12.01. 포항시인협회 발간 <경북시학> 제4집 10쪽 초대시 게재>
[제6시집]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 / 김주완
봄비 종일 내리는 강에 물오리 떠간다
두 장의 낙엽처럼 물살을 가르며
비 맞아도 젖지 않고 잘도 헤엄친다
마른 갈대 숲 사이 앞뒤로 나란히 빠져 나가더니
한 마리가 날아오르자 다른
한 마리도 푸득푸득 황급히 날아오른다
욕심이 없어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골 빈 오리 두 마리
몸이 가벼워 공중을 머리에 이고
빗줄기 걷어내며 저만큼 날아간다
젖은 허공이 이만큼 벌어진다
공중의 빈 뼈에 실금이 생긴다
마음 비워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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