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시]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 / 김주완 [2012.03.27.]

김주완 2012. 3. 27. 13:14

 

[시]

 

[2013.12.01. 포항시인협회 발간 <경북시학> 제4집 10쪽 초대시 게재>

[6시집]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 / 김주완


봄비 종일 내리는 강에 물오리 떠간다

두 장의 낙엽처럼 물살을 가르며

비 맞아도 젖지 않고 잘도 헤엄친다

마른 갈대 숲 사이 앞뒤로 나란히 빠져 나가더니

한 마리가 날아오르자 다른

한 마리도 푸득푸득 황급히 날아오른다

욕심이 없어 

대나무처럼 마디마디 골 빈 오리 두 마리

몸이 가벼워 공중을 머리에 이고

빗줄기 걷어내며 저만큼 날아간다

젖은 허공이 이만큼 벌어진다

공중의 빈 뼈에 실금이 생긴다


마음 비워 

가벼운 것들이 위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