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10월이 오면 10월이 오면 초와 김주완 10월이 오면 강가에 서거라 혼곤한 가을강에 산 것들 모두 다 익사시켜라 설워한다고 이별이 피해 가지 않느니 내 것이 내 것 아닌 줄 알아서 버려라 약탈의 계절은 곧 철드는 철이라 잃어버린 것들 자꾸 찾지 말아라 버린 만큼 넓어지거니, 강은 말없이 받아들이고 그저 슬렁..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추석달 추석달 초와 김주완 엄지와 검지로 가를 꼭꼭 눌러 중년의 어머니는 둥글게 둥글게 송편을 빚었다 송편 한가운데 검지와 중지 끝을 꼬옥 눌러 가지런한 분화구를 만들었다 바람 피해 의탁할 수 있는 안온한 둥지, 어머니 이승 뜨시고 그 송편 보얗게 밤하늘에 떴다, 밤길 넘어질라 밝히고 있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가을 가을 / 초와 김주완 오구굿이 벌어지고 있다 숙연宿緣으로 벌이는 굿판 한 거리이다 산과 들 씻어내는 맑고 서늘한 댓바람 소리 귀기 서린 요령 소리 얼랑얼랑 물살을 밟으며 강을 건넌다 더욱 높이 올라간 하늘 너른 멍석자리 새파랗게 내 준다 보내고 떠나는 자者들 처연한 풍경 눈물 난다 낙엽들 부..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구름국화 구름국화 초와 김주완 하늘 어느 끝에 걸어둔 그리움 있어 백두산 천지 이리 높이 올랐는가 당신 오실까 마음만 다급하여 한 철 앞당긴 칠팔월에 애 서둘러 꽃을 피웠는가 긴 목 자꾸 뽑아 올리며 구름 속에 묻혀 구름과 함께 구름인 듯 꽃인 듯 둘레둘레 먼 곳을 살폈는가 여름도 밤이면 겨울날씨여서..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석류2 석류2 초와 김주완 옹다문 입술 조금만 열어주렴 하얗게 반짝이는 소복한 이빨 벌레처럼 그 사이로 기어 들어가 새큼달큼한 너의 이뿌리 자근자근 잔대 뿌리인양 씹고 싶다 새빨간 염낭 같은 너의 몸 속 밝고 투명한 속살 속에 묻혀 젖 같은 물기로 목마른 날들을 적시며 남루襤褸한 내 생을 거두고 싶..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석류1 석류 1 초와 김주완 가슴 저리게 긴 봄날 붉은 치맛자락 살포시 여미며 물오른 아랫도리 농염하게 비틀며 나부댔다 초록 숲 아무데나 선연한 미소 지천으로 뿌려대던 만록총중의 홍일점* 그년 불붙은 화냥기 봄부터 서성이며 동네방네 시퍼런 사내들 다 후렸다 온 몸 달구던 한여름 땡볕 속으로 속으..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구절초 구절초 초와 김주완 부레끓던 화려한 날들 다 지나고 지상地上의 모든 끝물이 자취를 거둘 때 모진 세월 꺾이고 뭉개지며 호시절 한번 누리지 못한 어머니 홑적삼 여윈 얼굴 아련히 낮고 엷은 미소, 참 늦게도 짓는다 남들은 잘도 사는데 살다보면 좋은 날도 오는 법인데 어머니 긴 긴 기다림이 허물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가을볕 가을볕 초와 김주완 오래 앓던 상처의 진물이 마르고 있다 참빗처럼 기울어진 볕살이 눅눅하게 불편했던 반생半生의 그림자를 빗어주고 있다 빗질 사이로 거덕거덕 말라가며 색물 드는 단풍잎 같은 통증 하나, 속뼈 투명하게 드러난다 들판 가득 넘쳐나는 미라mirra의 행렬들 짧아지는 가을날 서둘러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가을바람 가을바람 초와 김주완 불붙은 옷 벗기는구나 뻘같이 번들거리는 진물 자르르 번지는 살가죽 덜 마른 딱지들 옷에 붙어 일어나는구나 가을바람이 불현듯 몰고 오는 통증, 여름은 무성한 죄업의 계절이었던거라 서늘바람 부는 9월이 되면 달력의 숫자마다 곤한 기운이 감돌았다 속으로 든 삼복의 열기..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돌밭 가는 길 5 돌밭 가는 길 5 초와 김주완 미끄러져도 밤마다 기어올랐다, 어둠 속에서 생손톱이 빠져나가고 몇 날 며칠 피가 흘렀다 까마득한 침묵 속의 무심한 돌밭, 속의 여자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