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울나무 5 겨울나무 5 초와 김주완 청량고추보다 매운 강추위가 와도 송곳 같은 눈보라 몰아쳐 와도 나 맨몸으로 맞을 것이네 눈이든 비든 오는 대로 모두 다 맞을 것이네 전신이 얼고 손끝 발끝으로 동상을 입어도 더러 마른 가지 부러져 나가도 나 꿈쩍 않고 이 삼동三冬을 견뎌낼 것이네 내 안에 죽지 않는 생..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겨울나무 4 겨울나무 4 초와 김주완 물구나무서서 겨우내 하늘에다 뿌리 내린다 얼어붙은 하늘 살 깊이 잔뿌리 뻗어 올려 먼 해를 빨아들이고 달과 별 차디찬 숨결도 빨아들인다 솜털부터 덥혀주는 온기뿐만 아니라 뼈까지 동결시키는 냉기까지 기운 중에서 가장 맑은 기운을 빨아들여 바람 앞에 떠는 몸 속 깊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겨울나무 3 겨울나무 3 초와 김주완 사이버에서 닉네임을 ‘겨울나무’로 쓰는 여인, 만나보면 얼굴이 봄꽃 같다 뽀샤시한 벚꽃잎 또는 연분홍 참꽃잎 같다 중국철학을 하는 후배 교수가 말한 적이 있다 호號는 반대로 짓는다고 부족한 부분을 보태거나 바라는 바를 드러낸다고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겨울나무 2 겨울나무 2 초와 김주완 새는 이제 오지 않는다 보얗게 밤을 새우며 고이 받아 든 눈송이 가지마다 가득한데 기다리는 새는 종일토록 오지 않는다 늦은 저녁 때 바람 한 줄기 가만히 다가와 잔가지 눈가루 포실포실 흩날려도 기다리는 새는 오지 않는다 새발 타투* 하나 파랗게 찍히고 싶은데 날이 저..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겨울나무 1 겨울나무 1 초와 김주완 화장기 없는 그녀 맨 얼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네 도화살桃花煞도 홍염살紅艶煞도 벗어버리고 맨 몸으로 눈보라 맞는 그녀 영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네 가련하기 때문이네 벌 받고 서 있는 모습 불쌍하기 때문이네 잘못들 모두 다 내게 있기 때문이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월동준비 6 월동준비 6 초와 김주완 슬픈 표정은 짓지 말자 모든 것을 버리고 가야 하는 길 원래 내 것들이 아니었기에 본래의 자리로 돌려보내는 것이기에 슬픈 마음은 갖지 말자 아쉬운 표정도 짓지 말자 모든 것이 알아서 떠나가는 때 내가 잡을 수 없는 것이기에 갈 곳으로 스스로 돌아가는 것이기에 아쉬운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월동준비 5 월동준비 5 초와 김주완 이제는 침묵해야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 많은 것을 말해 왔다 모든 것을 버리고 모든 것을 잊은 채 귀도 눈도 막고 단지 숨만 몰아쉬면서 저 혹독한 계절을 건너야 한다 입술 앙다물고 온몸 부서져라 관통해야 한다 아무도 대신할 수 없는 아직은 살아있는 목숨, 정지할 수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월동준비 4 월동준비 4 초와 김주완 휴대전화를 폐쇄하고 주소를 옮겼다 아무 데도 알리지 않았다 펑펑 쏟아질 눈을 찾아서 겨울산으로 들어갔다 휘적휘적 걸어서 혼자 갔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월동준비 3 월동준비 3 초와김주완 낫을 든 아버지는 배추뿌리 모양으로 팽이를 깎았다 뒷밭 울타리 탱자나무 마른 가지를 꺾어 와서 줄줄 찢은 천 쪼가리를 매달면 팽이채가 되었다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나는 아버지 옆에서 지난해 겨울을 생각했다 언 논에 나가 하루 종일 팽이를 치다가 논두렁에 불붙이고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월동준비 2 월동준비 2 초와 김주완 사랑하는 사람 하나 만들어야겠다 원적외선 난로처럼 뼈 속까지 파고드는 붉은 열기 밤낮으로 방출하는 애인 하나 만들어 흰 눈, 오는 대로 다 녹여야겠다 북녘 찬 하늘로 송곳 같은 칼바람 되돌려 보내고 오래 결빙된 얼음벽 하나 봄강 풀리듯 야금야금 헐어야겠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