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절초 초와 김주완 부레끓던 화려한 날들 다 지나고 지상地上의 모든 끝물이 자취를 거둘 때 모진 세월 꺾이고 뭉개지며 호시절 한번 누리지 못한 어머니 홑적삼 여윈 얼굴 아련히 낮고 엷은 미소, 참 늦게도 짓는다 남들은 잘도 사는데 살다보면 좋은 날도 오는 법인데 어머니 긴 긴 기다림이 허물어져 한숨으로 내려앉을 그때쯤 휘파람 소리 이는 갱도 깊은 가슴의 막장에서 삭아 문드러져 내린 주문呪文들 눈물 나게 흰 빛으로 떠올라 줄기 끝 한 송이씩 말갛게 피어나고 있다 자욱하니 가을산으로 소리 없이 퍼져 나가는 소리의 안개밭, 돌처럼 굳게 맺힌 한恨 마디마디 아홉이라도 얼싸안은 어깨 모이고 모여 천층만층 구만층이라도 이 땅의 어머니들 서럽지 않으네 된서리를 맞아도 지지 않을 것이니 첫눈 내려 천지간 온 몸 묻혀 들어도 이 미소 잃지 않고 언 땅 아래로 깊이깊이 숨어들어 새끼들 생명줄 거머쥔 채 긴 삼동 노지露地에서 월동越冬할 거니 쓰고 매운 맛 고이 품은 채 서늘하게 비어서 가득 찬 꽃눈으로 이어져 여러해살이 꽃으로 다시 필거니 |
출처 : 칠곡사랑모임
글쓴이 : 박상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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