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돌밭 가는 길 4 돌밭 가는 길 4 초와 김주완 돌밭으로 가는 오르막길 왼편으로 난 마른 물도랑 건너면 여우골이 있다 비오는 날이면 뒷산의 여우골에서 슬픈 여우 울음소리가 들려오던 마을 앞에는 너른 솔밭이 있었다 단옷날이면 높고 굵은 솔가지에 그네를 매고 여우골의 처녀들이 여우처럼 하늘을 날았다 바람을 ..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돌밭 가는 길 3 돌밭 가는 길 3 김주완 흙먼지 날리며 타박타박 오르던 언덕길을 다시 간다, 지금은 포장된 도로 옆으로 찔레넝쿨이 없어졌다, 싸하니 코를 뚫고 가슴으로 파고 들던 찔레꽃 향기도 없어졌고, 낙동강을 도하한 인민군의 해골이 숨 어 있던 도랑의 풀숲도 없어졌다, 이 길 오르면 아홉 덩이 바위가 있 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돌밭 가는 길 2 돌밭 가는 길 2 김주완 나 죽으면 돌밭에 묻혀도 괜찮겠다 하얀 뼛가루 흰 눈처럼 뿌려져도 좋을 것이다 화장장 화덕으로 들어가는 내 시신의 탈골된 어깨가 더는 아프지 않을 것이고 다하지 못한 책임들도 한 줌 재가 될 것이다 풀풀 날리는 그 재, 돌밭에 뿌려지면 제격이다 살아온 날들이 길고 먼 자..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돌밭 가는 길 1 돌밭 가는 길 1 김주완 봄비 오는 날 나무는 비를 맞으며 생기가 돈다 오래 기다린 자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자를 맞는 설렘 때문이다 들풀도 땅도 조금씩 깨어난다 이런 날은 돌밭도 살아나고 있을 것이다 미끌미끌한 생명의 물기가 돌 것이다 질퍽거리는 황톳길을 가는 사람들 까실쑥부쟁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임시열차 임시열차 김주완 막차마저 끊긴 어둔 역사는 적막하다 키 큰 역무과장도 퇴근하고 출찰구는 완강하게 닫혀 있다 뜨거운 긴장을 내려놓은 침목과 선로가 역 구내에서 가장 편안한 안식을 취하고 있다 불륜처럼 멀리 어둠 속에서 슬그머니 몸을 맞대는 선로는 지금 가슴 설렐까 살 떨리는 진동에 침목..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기차 기차 김주완 기차는 레일 위를 달리고, 쿵쾅쿵쾅 철교를 건너고 긴 터널을 빠져나온 내 사랑은 종착역인 그대를 향하여 질주한다 그대 가슴엔 새파란 미나리밭이 있다 미나리 여린 새순이 바람결에 흔들리고 있다 눈물겹게 유순한 그대에게 다다라도 나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되돌아 나와야 한다 길..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통근열차 통근열차 김주완 낙동강을 가로지르는 철교를 지나 자고산 터널을 빠져나오는 통근열차의 긴 기적소리가 들리면 선 새벽밥을 먹다 말고 용수철처럼 튀어 나가 왜관 역으로 달렸다, 선로원 사택 쪽 샛길로 플랫폼에 들어서면 열차는 미적미 적 출발하고 있었고 뜀박질로 겨우 난간을 붙들고 뛰어 올랐..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선로 선로 김주완 낮게낮게 엎드린 우리 둘은 너희가 밟고 가야 할 길이니 멀리 내닫다가 힘들면 돌아와야 할 고향길이니 무겁다 아니하고 우리를 떠받치던 어머니, 아버지, 그리 살았다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왜관역 2 왜관역 2 김주완 여름밤 왜관역 광장에서는 영화가 상영되었다, 확성기를 단 관 용 지프차가 마을의 골목마다 방송을 하고 다니면, 소재지 왜관 은 물론 기산과 석적, 금남 매원에서도 이른 저녁밥을 먹은 처녀 총각들이 영화를 보러 무리지어 걸어 나왔다, 맨땅의 흙바닥에 주저앉아서 끊어졌다 이어..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
[스크랩] 왜관역 1 왜관역 1 김주완 왜관역에는 오래된 그리움이 남아있다 녹음장 다방 구석자리에 눅눅하게 놓아두고 온 설익은 이별 부스러기가 플랫폼이거나 혹은 침목을 물고 있는 자갈 사이로 물비늘처럼 어른어른 숨어 있다 대합실에는 고택의 연당 같은 기다림이 하염없이 머물고 있다 숱 많은 허연 머리칼을 풀.. 시 · 시 해설/영상시 2011.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