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영상시

[스크랩] 가을

김주완 2011. 2. 22. 12:38

가을 / 초와 김주완 오구굿이 벌어지고 있다 숙연宿緣으로 벌이는 굿판 한 거리이다 산과 들 씻어내는 맑고 서늘한 댓바람 소리 귀기 서린 요령 소리 얼랑얼랑 물살을 밟으며 강을 건넌다 더욱 높이 올라간 하늘 너른 멍석자리 새파랗게 내 준다 보내고 떠나는 자者들 처연한 풍경 눈물 난다 낙엽들 부산하게 떨어지고 오소소 밤바람 옷깃으로 스며드는 가을이면, 동굴 같은 구멍 가슴 한복판에 뚫려 삼동三冬의 문풍지같이 몸서리 칠 때 있었지 긴 방죽길 말없이 같이 걸어줄 사람 절절히 그리울 때 있었지 남들은 가지고 가는 길 혹은 버리면서 가는 길 나 처음부터 가진 것 없어 가지 못한 적 있었지 가슴 저미는 기다림 실종되고 말았지 컥컥 숨 막히는 밤중 달빛 종적 없이 사라진 그믐밤, 늙은 개승냥이 소리 낮춰 길게 운다. 조금씩 스러지는 가을 끝자락

출처 : 칠곡사랑모임
글쓴이 : 박상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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