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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국화
초와 김주완
하늘 어느 끝에 걸어둔 그리움 있어
백두산 천지
이리 높이 올랐는가
당신 오실까
마음만 다급하여
한 철 앞당긴 칠팔월에
애 서둘러 꽃을 피웠는가
긴 목 자꾸 뽑아 올리며
구름 속에 묻혀 구름과 함께
구름인 듯 꽃인 듯
둘레둘레 먼 곳을 살폈는가
여름도 밤이면 겨울날씨여서
하얀 얼굴 자색으로 물들어도
언 몸 낙엽처럼 오그라들어도
오실 당신 있었기에 몸 낮춰
삼줄처럼 여러 해 살아남았는가
높은 곳으로 혼자 가는 자의
빙하 같은 결기에
바람처럼 걸린 외로움 한 줄기
단호한 침묵으로 흐르거니
부서지는 몸, 바닥으로 뉘어
당신 오시면 드릴 천년의
향기 움켜쥔 채
긴 기다림 하나 있어
드높이 향하는 눈길인데,
스스로 자리 잡은
천형(天刑)의 귀양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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