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윈행/김주완[2012.12.11.] [시] 겨울 원행 / 김주완 겨울은 길고 길은 멀었습니다 아무 것도 모르고 나섰습니다 문득 길에 던져져, 가지 않을 수 없어 여기까지 왔습니다 버리고 온 얼어터진 신발이 몇 켤레인지 모릅니다 어디쯤에 아직도 헤진 그대로 있겠는지요 눈 쌓인 나뭇가지에 햇살이 내려와 뽀득뽀득 눈부..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12.11
[시] 우산 1 / 김주완 [2012.08.07] 2012.12.09. 발행『구미문학』제23집 16쪽. 초대시 발표 해동문학 2013년 겨울호(통권 84호) 126쪽 수록 [시] 우산 1 / 김주완 붉은 꽃무늬 우산 하나 가지고 싶네 떨어지는 것은 떨어지는 대로 흘려보내고 남은 빗방울 몇 개 굵은 구슬처럼 달고 무지개거나 뭉게구름이거나 그런 것을 생각하는 비..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8.09
[시] 압화押花 / 김주완[2012.07.24.] [시] 압화押花 / 김주완 나의 질식을 신경 쓰는 자는 아무도 없었다 신문지의 검은 활자가 내 코를 짓뭉개고 기름 짜듯 내 체액을 지긋이 뽑아갔다 롤러를 빠져나오는 국수 반죽처럼 몸이 평면으로 압축되면서 살아온 날들의 부피가 허공으로 빠져나갔다 사지 멀쩡하던 굴곡진 몸체가 허..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7.24
[시] 아름다운 슬픔 / 김주완 [2012.07.10.] <대구문학 2012-9,10월호(통권98호/2012.10.08.발행) 85~86쪽 발표> [시] 아름다운 슬픔 / 김주완 꽃을 본다 만개한 꽃의 슬픔을 본다 앉은뱅이, 앉은뱅이 제 자리에 붙잡혀서 피는 꽃 바람이 와서 자주 흔들고 가지만 따라 나서지 못하는 꽃은 그저, 거기 서서 슬프게 몸을 떤다 자유를 꿈꾸는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7.10
[시] 하지 1 / 김주완 [2012.07.03.] [시] 하지 1 / 김주완 개의 혀가 붉은 능소화처럼 늘어졌어 숨을 헐떡이는 소의 눈동자가 풀어졌어 해가 지지 않는 오늘 같은 날은 싫어 도대체 밤이 오긴 오는 거야 설레는 한 주를 보내도 푸른 행운은 번번이 빗나가고 이제 기다리는데 이력이 났어 설레지도 않아 그럼, 내게 왔을 때만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7.04
[시] 나뭇가지 4 / 김주완 [2012.06.26.] [시] 나뭇가지 4 / 김주완 나는 뻗는 것이 아니라 오래 받들었다, 아늘아늘한 하늘 어둠 너머에 있는 신神들의 자리를 경배했다 어제는 푸른 눈을 번득이는 2번도로길 송보살이 와서 나를 꺾어 갔다 개명된 내 이름은 복숭나무 회, 초, 리, 영험한 축귀 도구가 되었다 미명귀는 한恨부터 풀..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6.26
[시] 디딤돌 4 / 김주완 [2012.06.12.] [계간 문학춘추 지령 80호(2012-가을호) 기념 초대작품 게재 2편 중 1편/2012.09.20.발행/42쪽.] [시] 디딤돌 4 / 김주완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 뭇 발들이 오가고 바람과 구름도 드나들었다 때로는 죽은 자가 산 자의 손에 들려서 지나갔다 세상에서 가장 순한 신발도 흔적을 남기면서 갔다 닳..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6.12
[시] 물비늘 / 김주완 [2012.05.29.] [시] 물비늘 / 김주완 [2013.07.29. 낙강시제 기고] 강물의 피부가 매끄럽게 반짝일 때가 있다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그녀의 몸이 덥혀졌을 때, 숨 돌리며 일상으로 돌아갈 때 잠시 내뿜는 자족의 과시이다 지금은 아무도 필요하지 않아 아무도 품지 않을 거야 오는 대로 내치는 거야, 물비늘..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5.30
[시] 머리 빗는 날 / 김주완 [2012.05.22.] [시] 머리 빗는 날 / 김주완 올과 올 사이에 남루한 그늘을 숨기는 거야 강쇠바람 돌풍으로 지나간 땡감나무 밭 비질하듯 세 갈래를 하나로 엮어 동아줄처럼 땋는 것은 안 돼 대롱대롱 댕기치레도 하는 것이 아니야 풀어 헤쳐야 해, 빗는 것이 곧 푸는 것이거든 얽히고 설킨 이승을 푸는 거..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5.22
[시] 적요의 빛깔 1 / 김주완 [2012.05.15.] [시] 적요의 빛깔 1 / 김주완 고요는 하얗고 쓸쓸함은 잿빛이라 생각했다 갈대숲이 제 자리에 있다 거기 그렇게 있다 햇살을 헤집고 날아오르는 물새 한 마리 푸른 하늘에 투명한 아지랑이 한 줌 빛살 가루로 뿌리는데 수양버들 가지 끝이 잠시 휘어지며 허공을 받쳐 든다 개울의 여울목엔..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