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모래톱 2 / 김주완 [2010.09.03.] [시] <2010.09. 칠곡문협『칠곡문학』발표> 모래톱 2 / 김주완 바람의 손톱을 보았는가 길게 드러누운 겨울강의 허연 몸뚱이에 왕모래를 뿌려대는 저 삭막한 살풀이 의식, 한바탕 돌개바람이 손톱 세워 할퀴고 간 뒤 남은 모래톱의 물결무늬 딱지들 곡절 많은 여인의 켜켜이 쌓인 슬픔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0.09.03
[시] 잠자리 3 / 김주완 [2010.08.20.] [시] 잠자리 3 - 교미交尾 / 김주완 짝짓기를 하기 전에 잠자리는 수컷의 꼬리가 암컷의 목덜미를 부여잡고 물가를 저공비행한다 수면 위를 퐁퐁 뛰면서 즐기기도 한다 서로가 서로를 낚아챈 두 개의 개체가 일직선이 되어 편안한 동질감을 맛보는 시간이다 대를 이어 자기를 남길 곳을 함..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0.08.20
[시] 돌부리 / 김주완 [2010.08.06.] [시] 돌부리 / 김주완 뾰족이 내민 돌부리는 사방을 향해 적의를 내뿜고 있다 누구든 와서 그에게 걸리면 살기 띤 눈을 치뜨고 순식간에 상대방을 쓰러뜨린다 얼굴이나 팔꿈치 혹은 무르팍 어디든 가리지 않고 생채기를 낸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일순에 무너지는 황당한 몰락, 그러나 돌..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0.08.06
[시] 가을안개가 지나는 왜관 점경 / 김주완 [2008.11.07] [시] <2008.12.01. 『언령』 제3집 수록> <2011.10.28. 『칠곡문화』제7호 기고> 가을안개가 지나는 왜관 점경 / 김주완 강을 품고 있는 이 도시엔 안개경보가 자주 내린다 말발굽 소리도 없이 야음을 틈타 도강한 기마군단의 젖은 갈기 사이로 뿜어내는 말馬들의 자욱한 숨결이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8.11.07
[시] 아카시아꽃 1 / 김주완 [2008.05.09.] [시] 아카시아꽃 1 / 김주완 아카시아 나무껍질은 할머니 손등 같다 흙먼지 풀풀 날리는 멀건 언덕에서 땅 밑으로 질기게 뿌리 벋으며 모진 생명, 바람 앞에 마주 서는 강단剛斷, 홈실할매는 나이 스물다섯에 홀로 되었다 무오년戊午年을 휩쓴 스페인 독감으로 남편과 시어머니를 하루 사..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8.05.09
[시] 돌밭 가는 길 3 / 김주완 [2008.03.14.] [시] 돌밭 가는 길 3 / 김주완 흙먼지 날리며 타박타박 오르던 언덕길을 다시 간다, 지금은 포장된 도로 옆으로 찔레넝쿨이 없어졌다, 싸하니 코를 뚫고 가슴으로 파고들던 찔레꽃 향기도 없어졌고, 낙동강을 도하한 인민군의 해골이 숨어 있던 도랑의 풀숲도 없어졌다, 이 길 오르면 아홉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8.03.14
[시] 내 안의 철새 2 / 김주완 [2007.10.19.] [시] <2009-12 『낙동문학』 초대시 수록> 내 안의 철새 2 / 김주완 날아올라야 하는데, 지귀志鬼처럼 마음에 불길 일면1) 까마득한 하늘 “회오리바람을 타고 9만리나 올라 유월의 거센 바람을 안고 날아가야”2) 하는데 북녘땅 푸른 뼈 쌓여있는 곳으로, 북명北溟 의 추위가 빠른 속도로..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7.10.19
[시] 천출 / 김주완 [2007.05.15.] [시] <'언령' 창간호(2007.08.01.) 수록> 천출 / 김 주 완 밤마다 아비는 들판 자욱한 참대 밭을 꿈꾸었다. 하늘 끝을 찌르는 아름드리 대나무의 송곳 같은 외줄기들, 쳐다보면 바소꼴 댓잎 사이 먼 하늘이 푸른 물무늬가 되어 아득하니 현기증을 일으키는 꿈이었다. 들판 가득 칼바람 몰려와도 잠시 건..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07.05.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