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쉬 2 / 김주완 [2011.05.31.] [시] 쉬 2 / 김주완 똥쉬파리는 야생동물의 털뿌리에 쉬를 슨다 쉬에서 깬 구더기가 피부를 뚫고 들어가 자라다가 번데기가 되기 직전에 구멍을 뚫고 나온다 이 구멍에서 피가 나고 피부병이 생긴다 소나 말의 입안에 쉬를 슬어 애벌레가 위 속에서 자라기도 한다 사람의 요도나 귓속에 구..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5.31
[시] 집 14 _ 존재의 집 / 김주완 [2011.05.24.] [시] <월간『한국시』2011.11월호(통권 271호) 47쪽. 발표> <2011.12.20. [경북문단] 제28호 65쪽 발표> 집 14 / 김주완 ― 존재의 집 나는 있는데 나는 없다 모래사장에서 먹이를 찾는 깝짝도요는 두세 발 걷고는 머리와 꽁지를 까딱거린다 쇠물닭은 꽁지를 흔들면서 물풀 위를 걷는..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5.26
[시] 집 13 _ 구름의 집 / 김주완 [2011.05.24.] [시] 집 13 / 김주완 ― 구름의 집 그 집은 높고 가볍다 아마 새의 뼈로 골조를 하고 날개깃으로 벽과 지붕, 인테리어를 했으리라 그 집은 공중을 둥둥 떠다닌다 서소棲巢 같은 나무 위의 집은 이 집에 비하면 말 그대로 약과다 언제 지진이 나든 쓰나미가 오든 오불관언이다 허리케인이나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5.26
[시] 집 6 / 김주완 [2011.05.17.] [시] [2016.10.10. 경북문단 기고] 집 6 / 김주완 집에서 나와 집으로 간다 둥지에서 나온 새는 숲에서 벌레를 잡아 다시 둥지로 돌아간다 거기 쫑긋쫑긋 입 벌리고 있는 새끼들이 있다 양육은 집에서 이루어진다 털북숭이 새끼들이 여린 부리로 깨고 나온 빈 껍질은 이미 버려진 옛집, 자라면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5.17
[시] 깍지 4 / 김주완 [2011.05.11.] [시] <2011.10.25. 대구시협 20주년 자선대표시선 『대구, 시의 불꽃』, 104쪽 발표> 깍지 4 / 김주완 너의 왼손과 나의 오른손 열 손가락을 서로 엇갈리게 바짝 끼워 잡았다 지긋이 힘을 주면서 우리 사이의 거리를 밀어냈다 꼼짝없이 하나로 밀착된 팔을 흔들면서 우리는 어지러운 풀숲을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5.12
[시] 신발 3 / 김주완 [2011.04.01.] [시] 신발 3 / 김주완 출입할 일이 있으면 하루 전에 어머니는 하얀 코고무신을 씻었다, 짚수세미에 검정 비누 거품을 내어 신바닥까지 보얗게 씻어 대청마루 구석에 세워 두었다, 밤새 물기가 빠지고 뽀송뽀송해진 하얀 코고무신, 테두리를 돌아 코끝까지 이어진 연하늘색 선이 그리 미끈..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4.01
[시] 제비꽃 1 / 김주완 [2011.03.04.] <2011.10.25. 대구시협 20주년 자선대표시선 『대구, 시의 불꽃』, 104쪽 발표> <2011.09.09. 칠곡문협 도자기 시화전 출품> <2012.06.04. 서울특별시 추진 ‘시가 흐르는 서울’ 조성에 사용 동의> 제비꽃 1 / 김주완 제비꽃 피어도 제비 오지 않는다 파르르, 배신감에 떨리는 자줏빛 얼굴..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3.04
[시] 봄강 1 / 김주완 [2011.02.25.] [시] 봄강 1 / 김주완 봄을 맞은 강심에서 배를 멈춘 사내는 뱃전에 앉은 가마우지를 차례차례 물속에 투하했다, 놈들은 모선을 따라 앞다투어 헤엄쳤다, 사내가 긴 장대로 놈들을 흩어놓자 가마우지 군단은 일제히 물살에 내리꽂히며 잠수했다, 잠시 후 저만큼 앞에서 물을 박차고 솟아나..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2.25
[시] 땅으로 기다 1 / 김주완 [2010.12.24.] [2011.10.31. 『시와 수필』16호 기고] [시] 땅으로 기다 1 / 김주완 땅강아지는 땅 속에서 산다 넓적한 앞다리로 땅을 파서 흙집을 만들고 눅눅한 곳에서 잠을 잔다 부화한 애벌레는 알껍질을 아작아작 씹어먹으면서 겨울을 난다 눈이 부셔 낮에는 활동하지 않는다 해가 지면 흙집에서 기어나..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0.12.24
[시] 뾰루지 1 / 김주완 [2010.11.26.] [시] 뾰루지 1 / 김주완 속에서 불이 붙었구나 부글부글 울분이 끓어올랐구나 하루가 하루만큼 힘들고 열흘이 열흘만큼 힘든 줄을 이제껏 모르고 살았구나 그나마 애써, 눌러 참는 것을 배웠으니 다행이다 폭발 이후는 모든 것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거니 눈부시게 흰 꽃 피던 사월의 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0.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