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63

밤에 압사壓死한 도로위의 길짐승 / 김주완

[제1시집『구름꽃』(1986)] 밤에 압사壓死한 도로위의 길짐승 / 김주완 한 밤의 길목에서 원색의 울음을 마주 울며 두 개씩의 발광체를 달고 어둠이라도 볼 수 있는 것은 감관感官의 은총인 것을, 본다는 것과 볼 수 없다는 것과의 차이는 듣는 것과 들리지 않는 것과의 거리만큼 순간과 영원의 닿을 수 ..

인식연습認識練習 / 김주완

[제1시집『구름꽃』(1986)] 인식연습認識練習 / 김주완 어둠 속으로 큰 새 한 마리 날고 있다. 무엇인지도 모르는 소리와 푸득푸득한 몸짓으로 낮게 낮게 날고 있다. 단지 하나의 물체 공간을 뚫어 시간을 가르는 내 한 평 남짓한 운동영역 달리는 차체 위로 언제나 따라 붙는 날개 큰 새, 난다는 사실 이..

전생기억前生記憶 / 김주완

[제1시집『구름꽃』(1986)] 전생기억前生記憶 / 김주완 언젠가도 본 장면이다 어디선가 듣던 소리이다 언젠가 있은 일이다 어디선가도 일어난 일이다, 그 때와 같은 모습 그 때와 같은 음성 그 때와 같은 무서움 그 때와 같은 순서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디인지도 모른다 왜인지도 모른다 무엇인지도 모..

마이산馬耳山에서 / 김주완

[제1시집『구름꽃』(1986)] 마이산馬耳山에서 / 김주완 마음의 문둥병자는 이리로 와서 보라. 소백의 숨찬 산맥이 끝나고 먼 평야가 드러눕는 지점 쯤 솟아나는 봉우리들, 그 중에 영험한 조화인 듯 처참한 저주인 듯 산山도 문둥병을 앓음을 볼 것이다. 기름진 자양분滋養分은 모두 썩어 문드러져 어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