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구름꽃』(1986)]
전생기억前生記憶 / 김주완
언젠가도 본 장면이다
어디선가 듣던 소리이다
언젠가 있은 일이다
어디선가도 일어난 일이다,
그 때와 같은 모습
그 때와 같은 음성
그 때와 같은 무서움
그 때와 같은 순서
언제인지는 모른다
어디인지도 모른다
왜인지도 모른다
무엇인지도 모른다
불투명한 기억이 우리를
답답하게 한다
숨 막히게 한다
가위 눌린 어눌증을 앓게 한다,
처음이 있다는 건 확실하지만
아무도 경험할 수 없는
처음 아닌 시대에서의 처음
소리의 횡포 속에서
빛의 무엄無嚴 아래서
떨며 고사枯死하는 의식,
우리는 모두 힘에 겨운 이승을
빈 몸으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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