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시공時空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 17:44


[제1시집『구름꽃』(1986)]



   시공時空 / 김주완


가만히 보면

시간이 울음 속에 있다

울음이 시간 속에 있다,

사랑도

증오도

푸른 빛 정신도

그 속에 있다,

어느 떠나간 철인哲人*의 두터운

무기물 층이 저 밑에서

구물구물 시간을 갉아 먹고

초록의 생명들 안에

시간이 그것들을 잠재우고 있다,

부질없음에 눈뜬 의식이

공간 안에서 어정거리고

오늘은

어정쩡한 시간이

비긋이 웃고 있다,



* 어느 哲人 : 독일의 철학자 니콜라이 하르트만(Nicolai Hartmann : 1882~1950)을 말함. 그의 존재론적 성층 이론에 의하면 세계의 구성은 4단계의 성층으로 되어 있으며 맨 아래의 층이 무기물 층이라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