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50] 풀잎 4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50)> 풀잎 4 밟을 테면 밟으세요 내 몸 찢기고 부서져도 나는 죽지 않아요 새 몸 다시 만들어 나서거든요 나는 몸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땅 속 깊이 흙살 거머쥔 뿌리로 살거든요 나를 밟는 당신의 신발 밑창이 닳아서 세상 끝으로 마침내 미끄러지고 말 거예요 나는 밟히..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27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8] 풀잎 2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8)> 풀잎 2 풀잎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있다, 가는 풀잎의 끝에서 끝으로 옮겨가며 내 어두운 귓전까지 다다른 곱고 가늘고 부드러운 음성, 질기지도 거칠지도 높지도 않게 나지막이 소곤대며 사실이냐고 했다 정말 사실이냐며 칭칭 나를 동여매던 여린 음성, 풀물 줄줄 ..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13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7] 풀잎 1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7)> 풀잎 1 아침마다 내가 싱싱해지는 것은 밤새 누가 다녀가기 때문이다 어둠 속으로 은밀히 와서 말없이 머물다 가는 조용한 사람 맑은 눈물 소복이 남기기 때문이다 그 눈물 자륵자륵 내 핏줄로 흐르고 남아 맺힌 낙루落淚 몇 방울 반짝이기 때문이다 ― 졸시, <풀잎..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6.06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6] 숲 3 [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6)> 숲 3 풀숲은 안식이었을까, 내놓고 싶지 않은 비밀들 내밀하게 숨기며 무심히 고개 들고 선 풀숲은 편안했을까, 의례적이거나 아주 의전적인 표정만으로 세상과 마주 서는 풀숲은 속으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바람이 흐르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드러눕는 ..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5.30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2]회색빛 산토리니로 가는 길-김성호 시인[칠곡]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2)> 회색빛 산토리니로 가는 길 칠곡군 지천면 신동재에서 열리는 아카시아 축제가 다가오고 있다. 아카시아 꽃의 개화시기와 축제기간이 반드시 일치하지 않는 수도 있지만 매년 이맘때가 되면 신동재에서는 아카시아 축제가 열린다. 2009년의 축제는 꽃의 만개 시기와 ..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5.02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0] 월곡리-전재욱 시인[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40)> 월곡리 월곡리를 우리말로 바꾸면 ‘달빛 쏟아지는 골짜기 마을’ 쯤이 될 것이다. 농촌이 공동화 되어 가는 21세기 초입의 한국적 현실에서 이러한 꿈같은 농촌마을은 어쩌면 더 이상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른다. 현실적으로 남아 있지 않은 것은 마음속에 머물러 있..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4.18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9] 머리를 빗으며-이슬비 시인[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9)> 머리를 빗으며 사람들은 아침마다 머리를 빗는다. 양치질과 세수를 하고 머리를 감은 후에는 으레 빗질을 한다. 빗질은 빗질 그 자체로 어쩌면 노동일 수 있다. 특히 긴 머리나 파마머리를 빗을 땐 정성 들여 상당한 시간을 할애해야 한다. 웨이브를 살려내기 위해선 ..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4.11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8] 꽃 지는 날-김점례 시인[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8)> 꽃 지는 날 봄꽃이 피고 있다. 풀과 나무가 흙살 아래서 자아올린 처녀수와 땅기운이 꽃으로 피어나고 있다. 산수유가 피고 목련이 피고 만개한 벚꽃이 환한 얼굴을 밝히고 있다. 바야흐로 봄이 절정을 향해서 치닫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슬프게도 봄꽃들은 머지않..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4.04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7]나무,숲,별,하늘-장옥희 시인[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7)> 나무, 숲, 별, 하늘 세상은 땅에도 있고 땅 위 높은 곳에도 있다. 땅의 세상이 나무와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땅위 높은 곳의 세상은 별과 하늘로 이루어져 있다. 나무를 별과 대비한다면 숲은 하늘이 되는 것인가? 대비의 적절성 여부를 떠나서 이들을 상징적 대비로..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3.28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6] 자고산-이광수 시인[칠곡인터넷뉴스] <김주완 교수의 아침산필 (36)> 자고산 자고산은 왜관의 배산(背山)이다. 왜관철교 아래 낙동강에 발을 딛고 멀리 아곡리까지 미끈하게 벋어 나가면서 병풍처럼 아늑하게 왜관의 뒤쪽을 둘러싸고 있는 산이 자고산이다. 풍수지리학적으로 보면 유학산에서 솟아오른 정기가 자고산을 타고 흘러내리.. 시 · 시 해설/시 해설 2009.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