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바람이 끈이다 / 김주완 [2012.02.28.] <2012.06.01. 해동문학 2012-여름호(통권 78호) 발표> [시] 바람이 끈이다 / 김주완 엷은 웃음, 웃을 만큼 웃고 났는가 생의 절정에서 벚나무 가지를 떠난 꽃잎들 이리저리 몰려다닌다 새잎 나올 무렵, 가장 아름다울 때 떠난 저들은 스스로 처할 자리를 안다 낮고 구석진 곳, 별리의 잔해가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2.02.28
[시] 바람의 길 4 / 김주완 [2011.07.05.] [시] 바람의 길 4 / 김주완 지리산 성삼재에서 떠오른 행글라이더가 활공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날렵하고 경쾌한 바람의 손길이 붉고 푸른 나비들을 부드럽게 받아 내렸다 노고단에 앉은 늙은 할미가 구레 쪽을 내려다보며 손사래를 치자 산허리에 걸린 구름자락이 슬며시 허리띠를 풀어..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1.07.05
[시] 바람의 길 2 / 김주완 [2011.07.05.] <포항시인협회, 경북시학 제2집, 2011.12.15.발표> [제6시집] [시] 바람의 길 2 / 김주완 가슴 깊은 곳에서 회오리바람 부는 날은 음식이 당겼어요 입맛은 메기입처럼 쩍쩍 벌어지면서 돋우어지고 쉼 없이 음식이 들어갔어요 동굴 같은 입에서 아몬드 크래커, 와플, 파이, 에이스, 하비스트..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2011.07.05
[시] 바람의 길 1 / 김주완 [2011.07.05.] [시] 바람의 길 1 / 김주완 그 길 간다, 바람 부는 벌판 길 없어 모두가 길인 그 길,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간다 운명을 움켜쥔 손금, 정맥 툭툭 불거지는 한낮을 지나 낙엽 같은 나를 붙들고 더는 버릴 것이 없는 내 뼈를 수습하여 길이 남아, 남은 길을 하얗게 간다 바람이 없으면 바람을 일으키며 건너온.. 시 · 시 해설/근작시 2011.07.05
벌판에는 바람이 / 김주완 [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벌판에는 바람이 / 김주완 벌판에는 바람이 불어요. 바람의 방향을 따라서 뜬 구름이 몰려다니고 있어요. 소리의 물줄기가 어지러이 흐르고 몸과 몸을 부딪쳐 맹목의 수목들이 사생결단을 하고 있어요. 바람의 칼날에 넋은 넘어지고 있어요. 갈대밭에서 나온 미..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2011.03.14
[시] 침묵하는 바람 5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5 / 김주완 눈을 감으면 세상천지가 조용하다, 귀를 세워도 아무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바람이 잠들고 소리가 사라진 뒤에야 꽃들은 미소를 짓는다, 피지도 지지도 않으며 머무는 맑고 소담한 웃음, 시간이 멈추어 선 동안 뭇 생명들이 나비잠을 자고 있다 어디엔가 웅크리고 있을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4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4 / 김주완 갈대밭이 조용하다 서걱대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외롭지 않은가 보다 서럽지도 않은가 보다 새는 아예 둥지를 틀지 않았을까 물오리는 잠이 들었을까 적막한 정적이 머물러 있다 마른 대궁 사이에 누가 숨어 있는가 죽은 듯이 엎드려 있는 바람은 외로움에 겨워 혼절..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3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3 / 김주완 이즈음 아내가 일찍 퇴근한다, 시장도 빨리 다녀온다, 계모임도 쇼핑도 뜸하다, 짙은 화장을 하지도 않고 거울 앞에 앉아 있는 시간이 무척 짧아졌다, 문자메시지도 오지 않고 채팅도 하지 않는다, 내게도 많이 상냥해졌다,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그 래 서 조마 조, 마, 하,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2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2 / 김주완 두터운 안개가 내려앉아 있다, 시계視界 제로, 솜이불 같은 벽들이 사방에서 뭉글뭉글 조여 온다, 답답하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바다, 섬뜩하다, 앞으로도 뒤로도 나갈 수 없다,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닻을 내렸다, 돛도 걷었다, 키를 움켜쥔다, 손이 조금 떨린다, 낮은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1 / 김주완 [2008.02.15.] [시] 침묵하는 바람 1 / 김주완 눈석임물 고드름으로 얼다 녹다 하던 겨울 한낮 바람 잠든 날 어미는 이불 홑청 뜯어 날빨래를 하고 아이들은 쥐오줌 얼룩진 이부자리를 마당에 내다 건다, 밤새 주사 부리던 아비가 우거지상을 하고 댓돌 위로 나선다, 담장 너머 하얀 들녘을 화난 듯이 내다보는 얼굴색..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