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침묵하는 바람 2 / 김주완 [2008.02.15.]

김주완 2008. 2. 15. 17:36


[시]


침묵하는 바람 2 / 김주완

 

두터운 안개가 내려앉아 있다, 시계視界 제로, 솜이불 같은 벽들이 사방에서 뭉글뭉글 조여 온다, 답답하다, 쥐 죽은 듯이 고요한 바다, 섬뜩하다, 앞으로도 뒤로도 나갈 수 없다, 한 치 앞이 안 보인다, 닻을 내렸다, 돛도 걷었다, 키를 움켜쥔다, 손이 조금 떨린다, 낮은 파도가 배를 조금씩 아주 조금씩 흔들고 있다, 무섭다


바람은 잠들어 있고 배는 바다 속에 갇혀 있다, 떠있는 섬의 죄수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2008.0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