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시] 바람의 길 2 / 김주완 [2011.07.05.]

김주완 2011. 7. 5. 17:42

<포항시인협회, 경북시학 제2집, 2011.12.15.발표>

[6시집]

 

[시]

바람의 길 2 / 김주완


가슴 깊은 곳에서 회오리바람 부는 날은 음식이 당겼어요 입맛은 메기입처럼 쩍쩍 벌어지면서 돋우어지고 쉼 없이 음식이 들어갔어요 동굴 같은 입에서 아몬드 크래커, 와플, 파이, 에이스, 하비스트가 버석버석 부서지고 묵은 도라지 달인 노란 물이 층층이 부엽토처럼 깔렸어요 우렁각시가 갖다놓은 찐빵과 군고구마도 있는 대로 입 속으로 걸어 들어갔어요 밑 빠진 독이었어요 회오리바람 부는 날은 내 속에 나선형 바람의 길이 열리고 허공이 들어왔나 봐요 그 바람 빠져나가 길이 막힐 때까지 채워도 채워도 속이 허했어요 고마운 우렁각시, 먹을 것이 그리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