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대숲 / 김주완 [2013.02.19.] [시] 겨울 대숲 / 김주완 발이 뜸한 거기는 염습을 하지 않은 채 굳어져 뒤틀린 시신들이 마른 몸으로 우수수 쌓여 있다 한때 푸른 기염을 토하며 대쪽 같은 화살을 쏘았을 것인데 흘리고 가는 곤줄박이의 깃털을 모아 새털구름을 짜거나 지나가는 바람을 불러 고담준론을 펼치며 칼칼한 ..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2013.02.19
[시] 겨울 일몰 9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9 / 김주완 내 속으로 들어오렴, 평생을 태우고도 아직 남은 불덩이 내가 식혀줄게, 식혀서 안아줄게 재워줄게, 나도 지금 속이 무척 허하거던, 긴긴 밤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거던, 서슴없이 들어오렴, 온몸 열어 놓았으니 망설임 없이 들어오렴 <2008.01.11.>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8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8 / 김주완 짧은 겨울해가 바다 끝자락을 뚫고 들어갑니다 억지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많이 급했거나 간절하게 기다렸나 봅니다, 찢어지는 물결 사이에서 붉은 피가 번져 나옵니다 물도 뭍도 핏빛으로 물이 듭니다, 키 작은 나무 그림자 가장 길어졌다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물들지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7 / 김주완 [2008.01.11.] [시] [제6시집] [2016.09.24. 영양문학 기고] 겨울 일몰 7 / 김주완 어른거지 아이거지 남자거지 여자거지 떼거리 지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황량한 사방, 겨울 해가 떨어지면 마른 가시나무 울타리 곁 빈 밭에 자리를 잡았다 거적때기 깔고 덮으며 밤을 지낼 준비를 하였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2008.01.11
[시] 겨울 일몰 6 / 김주완 [2011.01.11.] [시] 겨울 일몰 6 / 김주완 치자빛 치맛자락 깔아놓고 붉은 가슴 덥히고 있다 드러누운 강이 한달음으로 천연염색 되고 있다 해거름 겨울산 어깨가 자르르 풀리려 한다 검고 추운 긴긴 밤 건너려면 저래야지 이 밤 밀어내고 첫새벽 산마루 위 둥근 햇덩이 쑥 빼 올리려면 그래, 저만큼은 불타듯이 온몸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화르르 타오르며 꺼져가는 저 불길 아름답다 차갑고 깜깜한 어둠 밀물처럼 몰아오기 때문이다 까맣게 지상의 모든 것 하나같이 감싸 안기에 부끄럽고 더럽고 사악한 것들 남루한 기억들 모두 다 묻어 버리기에 꽁꽁 얼려 꼼짝 못하게 가두어 버리기에 저 어둠, 저리 아름답고..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1.11
[시] 겨울 일몰 4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4 / 김주완 짚불 꺼지 듯 겨울해가 떨어지면 곁불도 내어 놓아야 한다 하얗게 입김 내뿜으며 움추린 아이들 집으로 돌아가고 바람벽의 마른 흙은 남은 온기를 껴안은 채 밤을 맞을 것이다 뼈마디에 든 한기가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새벽쯤 숙제가 남은 노인 한 사람 자는 듯이 이승을 떠..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3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3 / 김주완 연극이 끝나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언제나 으스스하고 썰렁하다, 잠시 불타는 엠버톤 칼라가 무대를 덥히지는 못한다, 배역도 연기도 어정쩡했다, 짧게 때리던 탑조명은 하나같이 회색빛이었다, 무대 위에서 제대로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연극은 실패했다, 그러나 끝나지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2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2 / 김주완 고맙게도, 내가 그대에게 끌려온 것은 여기까지이다 나를 여기 내려놓고, 그대는 다시 밤을 새우는 노역으로 내일 아침을 열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여기까지, 여기서 내려야 하고 준비할 내일이 내게는 없다 나만 버려두고 그대만 또 가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치르고 있는..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