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일몰 4 / 김주완
짚불 꺼지 듯 겨울해가 떨어지면 곁불도 내어 놓아야 한다 하얗게 입김 내뿜으며 움추린 아이들 집으로 돌아가고 바람벽의 마른 흙은 남은 온기를 껴안은 채 밤을 맞을 것이다
뼈마디에 든 한기가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새벽쯤 숙제가 남은 노인 한 사람 자는 듯이 이승을 떠날 것이다 서산으로 가라앉은 해는 밤을 새워 동녘으로 자리를 옮길 것이다, 짧은 겨울해가 떨어지고 사붓사붓 찾아오는 길고 먼 어둠 속에서 아무도 모르게 일어나는 처연한 사건이다
해, 아이, 노인 - 서로 다른 수명 사이의 간극
<200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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