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일몰 8 / 김주완
짧은
겨울해가 바다 끝자락을
뚫고 들어갑니다 억지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많이 급했거나 간절하게 기다렸나
봅니다, 찢어지는 물결 사이에서 붉은 피가 번져
나옵니다 물도 뭍도 핏빛으로 물이 듭니다, 키 작은 나무 그림자 가장 길어졌다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물들지
않은 채 사라지는 건
그림자뿐입니다
바다의 몸속에서 얼마나 미끄럽게 헤엄쳐야
해가 다시 살아나는지 아는
사람이 없습니다
황홀한 절정에서
얼마나 부드럽게 바다는
몸을 떨며 비트는지 아는 사람도 없습니다
바다 속이 얼마나 따뜻할지는
더더구나 아무도 모릅니다
반영되는 한 장의 도화지 바깥에만 사람들이 있습니다 추위에 떨면서 쓸쓸하다 합니다 어둠이 무섭다 합니다 마음 들어앉힐 곳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2008.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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