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구름꽃 3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 22:20


[제1시집『구름꽃』(1986)]



   구름꽃 3 / 김주완


산청 하늘이 푸른 날이면

더러 피어나는 모습을 본다.


빈 모습으로

높고 먼 곳에 자리 잡은,

순백의 영원한 표상으로

일상의 속기를 씻는

지혜의 몸짓.


흐린 날이나,

추적이며 온 몸이 비로 내리는 날엔

무너진 형상의 변질로

또 한 번 겪는 서러운 그리움과

처럼 밀려오는 화려한 기억


흐르는 시간과

메울 수 없는 먼 공간의

천지사이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합일점合一點


참으로 듣고 싶은 이야기나 하고 싶은

말들은 할 수가 없고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는

밤새 젖어 갈 그대

말간 마음 바닥.


산청 하늘 푸른 날이면

몸도 마음도 건너 그 너머 있을

망각과 상실의 불안에 떠는 우리들

공유共有의 실존,

그 아픈 몸부림을 본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 > 제1시집 구름꽃[1986]'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꽃 1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2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4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5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6 / 김주완   (0) 201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