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구름꽃』(1986)]
구름꽃 3 / 김주완
산청 하늘이 푸른 날이면
더러 피어나는 모습을 본다.
빈 모습으로
높고 먼 곳에 자리 잡은,
순백의 영원한 표상으로
일상의 속기를 씻는
지혜의 몸짓.
흐린 날이나,
추적이며 온 몸이 비로 내리는 날엔
무너진 형상의 변질로
또 한 번 겪는 서러운 그리움과
산山처럼 밀려오는 화려한 기억
흐르는 시간과
메울 수 없는 먼 공간의
천지사이 어디에도 찾을 수 없는
합일점合一點
참으로 듣고 싶은 이야기나 하고 싶은
말들은 할 수가 없고
보고 싶을 때 보지 못하는
밤새 젖어 갈 그대
말간 마음 바닥.
산청 하늘 푸른 날이면
몸도 마음도 건너 그 너머 있을
망각과 상실의 불안에 떠는 우리들
공유共有의 실존,
그 아픈 몸부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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