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구름꽃 4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 22:18


[제1시집『구름꽃』(1986)]



   구름꽃 4 / 김주완


언젠가는 스러져 버릴

뚫은 창으로 보는

작은 평면 한 폭,


그림으로 피어나는 순백의

풍요한 몸짓이 어둔

내밀內密의 공간을 채워 오고 있는데


의 한계를 알아

한정된 시간을 우선은 잊고 싶은

아픈 영혼의 그림자

갈기갈기 찢기어 펄럭여도


언젠가 바람 몰려오는 날에

형상은 흔적 없이 둥둥 떠나가

한 줄기 투명한 빛으로 사라질 것이고

외로이 골로 선 나무들처럼

갇힌 울안에서만 짐승의 울음을 울며

묶인 자아는 전신으로 흐늘거릴 것이다.


좀은 더 간직 하고픈 형상,

바람아 바람아

아직은 불지 말아라.



'제1~7 시집 수록 시편 > 제1시집 구름꽃[1986]'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름꽃 2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3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5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6 / 김주완   (0) 2011.03.01
구름꽃 7 / 김주완   (0) 2011.03.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