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구름꽃』(1986)]
구름꽃 4 / 김주완
언젠가는 스러져 버릴
뚫은 창으로 보는
작은 평면 한 폭,
그림으로 피어나는 순백의
풍요한 몸짓이 어둔
내밀內密의 공간을 채워 오고 있는데
연緣의 한계를 알아
한정된 시간을 우선은 잊고 싶은
아픈 영혼의 그림자
갈기갈기 찢기어 펄럭여도
언젠가 바람 몰려오는 날에
형상은 흔적 없이 둥둥 떠나가
한 줄기 투명한 빛으로 사라질 것이고
외로이 골로 선 나무들처럼
갇힌 울안에서만 짐승의 울음을 울며
묶인 자아는 전신으로 흐늘거릴 것이다.
좀은 더 간직 하고픈 형상,
바람아 바람아
아직은 불지 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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