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구름꽃』(1986)]
물 그늘 / 김주완
쫑쫑 참새가 날면
참새 그늘이 드리우고
제비가 날면 하얀
뱃바닥의 제비 그늘이 비치우고
높은 조각구름 몇이 느리게
잠수하는 구리거울,
물속의 물흙 위
우무질의 개구리알 뭉텅이와
볍씨가 함께 자라고
함께 어늘거리고*
반점 같은 올챙이 대가리가
까맣게 오물거리고
하늘 한편에선 챌린저호**가
해체된 조각으로 배회 하는데
볍씨의 하늘
올챙이의 창공
어디쯤인가, 우무질에 갇힌
그것들의 우주는
전화 줄이 파장처럼 그어진
물 그늘,
* 껍질이 터질듯이 번들거린다는 뜻의 경상도 사투리
** 1986. 1. 28. 발사 후 7초 만에 폭발된 미국의 유인우주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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