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나이 세기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 17:33


[제1시집『구름꽃』(1986)]



  나이 세기 / 김주완


그는 이제

나이를

滿으로만 센다,

허세의 탈속에서

이루지 못한 소망과

풀꽃 한 잎 못 피운

쇠잔한 힘이

조금씩 솟아올라

연륜年輪을 파먹고 있는

이제야,

남은 것이 없는

속이 비어 찌그러드는

진공의 껍질에 호흡이 가쁜

이제야,

일 년의 소중함과

일 년의 아까움을

삶과 죽음의 경건함과

시간의 절실함을

비로소 그는

이제야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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