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시집『구름꽃』(1986)]
무언無言 / 김주완
내가 네게 할 수 있는 것이
이것 말고 또
무엇이 있느냐,
돌 하나 깨뜨릴 수 없는
곡식의 촉 한 점 틔울 수 없는
이 지구상의 가장
연약한 연체동물
나부끼는 실존
네 아픔이 스러질 때를
네 마음이 온전히 갈앉을 때를
목화꽃 같은 웃음이
네 얼굴에 터져 나올 때를
그냥 기다릴 밖에
힘들게
힘들게 기다릴 밖에,
내 소중한 네게
내 할 수 있는 일이
이것 말고 또
무엇이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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