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1시집 구름꽃[1986]

밤 속으로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 14:38


[제1시집『구름꽃』(1986)]



  밤 속으로 / 김주완


그 길을 간다,

밤 속으로

깜깜한 어둠을 뚫고

굵은 빗줄기 헤치며

크나큰 인력에 끌려가던

지난날을

지금은 자의自意로 간다,

먼 설봉雪峯을 향해

뒤뚱거리며

가파르게 울며 가던

내 아픔의 결빙구간,

마른 나무들의 직립지대 너머

회한悔恨이 녹아 흐르는 냇가

수면엔 수천 이름의

햇살이 튀고 있는데

끝이 있다는데

그걸 안다는데

그걸 모르고

끝도 없는 안개 속을

지금은 편하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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