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시] 봄비 1 / 김주완 [2008.04.18.]

김주완 2008. 4. 18. 16:59


[시]


       봄비 1 / 김주완


봄비는 기척도 없이 혼자서 온다

속살 얇은 벚꽃잎 쓰다듬으려

쓰다듬다가 도르르 굴러 떨어지려고

산지사방 흩날리는 라일락 향기를

낮게 쓸어 모아 흘려보내려

흐르고 흘러 시궁창까지 스며들게 하려고

오다가 힘 빠지면 쉴

연보라 등꽃 주저리에 거처 정하려고

바람을 떼어놓고 소리도 벗어난 채

봄비는 숨었던 연인처럼 사르시 온다

 

                                     <2008.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