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시] 개나리 3 / 김주완 [2008.04.11.]

김주완 2008. 4. 11. 16:56


[시]


개나리 3 / 김주완

 

개나리 덤불 들치면 된장냄새 구수히 날 것 같다, 몸속에 품어 키우는 가시가 스멀스멀 기어 나올 것 같다, 이엉지붕 아래선 살찐 굼벵이도 구물구물 뒤척이고 있을 것이다, 토종이란 토종들은 모두 다 그 안에 있는 것 같다


싸하니 싸리울타리를 빠져나가 동네 골목 황톳길로 나서는 양지쪽 빛살들도 노랗게 물들어 있다, 이 땅에 누워 이 땅의 희망으로 피어오르는 저 작은 함성들, 소리 없이 외쳐대는 저 무수한 소리들, 아득한 들판을 채우고 있다

 

                                                                                              <2008.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