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옥탑방 2 / 김주완 [2008.02.13.]

김주완 2008. 2. 13. 17:26


[시]


          옥탑방 2 / 김주완


너희 보다는 더 높은 바닥에 등을 붙힌다

살가죽 따끼따끼한 수입 대리석 욕조의 따뜻한 물은 없어도

별들에 더 가까이 다가와 있어

꿈을 꾸어도 푸른 꿈을 꾼다

호사에 호사가 지겨운 시궁창에 발 담글 일이 없다

강이나 바다, 혹은

새알만한 공이나 치자고 만든 너른 잔디밭에선 멀리 떨어져 있다

날마다 목이 마르고 배가 고프다

그러나 나는 아래로 내려가고 싶지 않다

CCTV 카메라와 전자키에 갇히고 싶지가 않다

갈증과 곤궁 속에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희를 눈 아래로 자꾸 굽어보고 싶다

 

                                                                     <200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