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일식하던 날 2 / 김주완 [2008.02.01.]

김주완 2008. 2. 1. 17:08


[시]


      일식日蝕하던 날 2 / 김주완


그저 이름을 숨기거나 선글라스 정도를 끼는 것이 아니라

두터운 암막이 둘러쳐져 내 전신을 오래 감추어 준다면,

무슨 짓을 하던 아무도 알 수 없다면

그동안 부끄러워 못했던 일을 나는 하겠네

비역질이나 밴대질, 수음手淫이나 수간獸姦 또는 시간屍姦

그리고 근친상간이라도 하겠네

색귀色鬼가 되어 강간이나 윤간이라도 하겠네

암막 걷히면 사람들 쓱 둘러보며 아닌 체 할 것이네


어둠은 미혹의 수심獸心을 창궐케 하고

빛이 곧 염치를 만들기 때문이네

 

                                                        <2008.0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