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옥탑방 4 / 김주완 [2008.02.13.]

김주완 2008. 2. 13. 17:30


[시]


          옥탑방 4 / 김주완


페인트칠 벗겨져 녹슨 난간을 잡고

철계단을 오른다

가시면류관은 보이지 않는다

책형의 무거운 십자가도 찾을 수가 없다

그러나

어두운 밤이 왔기에 다만,

육중한 하루를 힘들게 끌어 올리는 것이다

미끄러지기를, 굴러 떨어지기를

떨어져 해방되기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지금은 철계단을 오른다

목숨 하나

마음대로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오른다


아까운 취기가 자꾸 달아나고 있다

 

                                           <2008.0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