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윷놀이 1 / 김주완
윗옷을 벗어 던지고
사람들이 놀이 속으로 들어갔다
놀이꾼과 응원꾼이 되었다
둘로 편을 나누어
가락윷을 번갈아 던지고
동서남북 들판을 가로지르며
편마다 네 마리의 말을 몰았다
윷가락은 이만큼 공중으로 날아올랐다가
엎어지거나 뒤집어지며 바닥으로 떨어졌다
윷말 몇 동을 굽기도 하고 잡기도 하는
앞으로 뒤로 달리다가
임신도 하고 퐁당도 하는 윷판을 보면서
사람들의 간이 떨어지거나 마르거나 했다
놀이꾼은 엉덩이를 뒤뚱거리며
연방 신명을 냈고
응원꾼은 어깨춤을 추면서도
가슴을 졸였다
침 묻힌 손가락 끝으로
‘모야~’, ‘도야’를 불렀다
놀이 속에서, 사람들은
까맣게 바깥세상을 잊고 있었다
별천지에 와 있었다
새해가 시작되었다
<2011.02.11.>
'시 · 시 해설 > 근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왜관철교 / 김주완 [2011.02.13.] (0) | 2011.02.13 |
---|---|
[시] 윷놀이 2 / 김주완 [2011.02.11.] (0) | 2011.02.11 |
[시] 널뛰기 3 / 김주완 [2011.02.11.] (0) | 2011.02.11 |
[시] 널뛰기 2 / 김주완 [2011.02.11.] (0) | 2011.02.11 |
[시] 널뛰기 1 / 김주완 [2011.02.11.] (0) | 2011.02.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