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제6시집]
착시, 울안의 돌배나무 1 / 김주완
돌배나무의 은밀한 외출을 본 적이 있다, 툭 툭 무른 돌배 속절없이 떨어지던 때, 자정 지나 새벽까지 맨발로 나선 돌배나무, 소리 없이 어딘가를 다녀오곤 했다, 어느 날 꽃꼭지 떨어진 자리에 윤기 도는 감이 달렸다, 통실통실 부풀어 올랐다, 높은 가지 끝의 까치집이 바람을 끌어안고 위태롭게 흔들렸다, 떨어지지 않았다, 까치는 깍 깍 울고, 울안의 백일홍 꽃, 철모르고 마구마구 피어 대더니, 손이 귀한 배씨 집안, 삽짝에 금줄 걸렸다, 왼새끼 가닥의 숯덩이 사이, 빨간 고추 하나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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