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시] 우산 2 / 김주완 [2012.08.07.]

김주완 2012. 8. 9. 11:02


[시]

[6시집]


                        우산 2 / 김주완


순리를 거스르는 역천逆天이리라

완만한 외양의 타고난 반골이던가, 작은 영토의

빗줄기의 방향을 바꾸고 눈발의 착륙을 막는 저 완강한 거부

펼쳐진 맑은 날의 그는

눈부신 빛살을 흡충처럼 빨아들이거나 되돌려 보내기도 한다


핵우산의 그늘에서는 모두 노예가 돼

주먹이 겁나 엎드리는 똘마니가 되는 거지


지심으로부터 오는 무수한 신호를 받는 위성안테나

손에만 들려져 다니는 그는 그러나 자주 분실되고 유기된다

그의 하늘 아래서 비를 피하는

잠시의 소용이 다하면 벗겨낸 감자껍질처럼 버려지는 물건

요긴하면서도 귀찮은 물건이 우산이지

마음에 잡힌 것이 아니라 손끝에 쥐어졌다 놓여나는 신세


그의 아래 서는 것은 안전하지 못해


순리를 벗어나는 순리의

그는 아무데나 놓으면 놓인 거기가 자리가 되는

부재의 존재, 반골의 말로이거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