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이윤수 외 공동시집, <때로 밝게 때로 어둡게>, (재) 대구문화재단, 비매품, 2014.01.15. 112~113쪽 수록]
[제6시집]
무릎 담요 / 김주완
그녀의 무릎담요에는 키 큰 남자가 걸어가고
거기, 태양열집열판이 있어 뼈를 데우는데
혹한의 겨울, 찢어진 바람의 울음소리가 공중을 곤두박질하는
바깥 날씨지만
따끈따끈한 햇살 드는 통유리 창가에 앉아
군고구마 같이 혀가 뜨거운 편지를 읽는 그녀의 다리 위에서
아지랑이가 피어오른다
오래 갇힌 절규가 더듬더듬 끓고 있는 것인가
무릎을 덥히는 것은
뜨겁게 일어나
불같이 걷기 위해서인데
기력이 돌아오지 않는 다리 근처, 저 아래
눈 덮인 땅 아래서 씨앗 같은 꿈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무릎이 추우면 온 세상이 시리다
하얀 겨울이 매서운 것이 아니라
생기 빠져나가는 기다림이 끔찍한 것이다
덥혀도 덥혀도
냉골 같은 그녀의 무릎
반역을 포기한 계절은 어느 먼 곳에서 동사한 것인가
노란 날개를 가진 유리창떠들썩팔랑나비 같은 비행이 그리운
겨울 속에 갇힌 얼음 같은 여인
무릎 위의 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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