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시] 하지 1 / 김주완 [2012.07.03.]

김주완 2012. 7. 4. 13:53

[시]


     하지 1 / 김주완


개의 혀가 붉은 능소화처럼 늘어졌어

숨을 헐떡이는 소의 눈동자가 풀어졌어

해가 지지 않는 오늘 같은 날은 싫어

도대체 밤이 오긴 오는 거야

설레는 한 주를 보내도 푸른 행운은 번번이 빗나가고

이제 기다리는데 이력이 났어

설레지도 않아

그럼, 내게 왔을 때만 너는 내 여자야

문을 나서고, 꽃잎처럼 날려 가는

지구 끝에서 온

너를 붙들고 있으면 안 되지

새는 날아야 새가 되는 거야

정말, 왜 이리 긴 거야 오늘은

옛날

싫은 과목의 끝나지 않는 수업시간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