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나뭇가지 4 / 김주완
나는 뻗는 것이 아니라
오래 받들었다, 아늘아늘한 하늘
어둠 너머에 있는 신神들의 자리를 경배했다
어제는 푸른 눈을 번득이는 2번도로길
송보살이 와서 나를 꺾어 갔다
개명된 내 이름은 복숭나무
회, 초, 리,
영험한 축귀 도구가 되었다
미명귀는 한恨부터 풀어 준 뒤 쩍 쩍 핏줄 서도록 때려
쫓아 보내고
아귀는 한 상 그득 차려 먹이고
상사귀는 치마 한 장 덮어 주며 마구잡이로 등 떠밀어
떠나보냈다
반질반질 손때가 내 몸의 살로 오르고
영계靈界를 드나드는 송보살의 신기神氣가
내 오장육부로 젖어들고 있었다
나와는 무관하게 나는 날마다
송보살의 손에서 휘둘러졌다, 구천을 떠도는 불쌍한 넋들
훤하게 쓸어내는 메마른 빗자루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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